2002년 10월 8일 (화) / 제 514 회
■ 개구리소년 주검이 남긴 미스테리
개구리 소년들이 돌아왔다!!
영규에게 아빠가 사주었다던 운동화와 체육복.
호연이의 치아보철. 5구의 부서진 유골들...
그렇게 찾아 헤매던 아이들은 이런 모습으로 돌아왔다. 현장에
서 만난 부모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아이들이 아닐 것이라고 강
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낯익은 아이들의 옷가지, 운동복 등 유품들
이 속속 나오자 부모들은 결국 오열을 터뜨렸다.
자연사인가? 타살인가?
하지만 정작 부모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하는 것은 다섯 아이들
의 석연치 않은 죽음의 원인과 이에 대해 정확한 수사를 하지 못하
고 있는 경찰측의 태도이다.
수사를 맡은 경찰측은 사건 현장 발견 다음날인 27일, 아이들이
실종된 날의 기온을 근거로 들며(밤기온 3.3도), 저체온사에 의한
사고사일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유가족 측은 개구리를 잡는다
고 집 앞 와룡산을 자기 집처럼 드나들었던 아이들이 길을 잃었다
는 것도, 진척에 있는 집을 두고 추위를 못이겨 산에서 죽었을 것
이라는 추측들도 말이 안된다며 타살을 주장하고 나섰다.
다른 곳에서 살해당한 아이들의 시신이, 후에 와룡산으로 옮겨
져 유기되었을 것이라는 거다. 그리고 이런 의혹들을 사실로 증명
이라도 하듯, 현장에서는 다량의 탄피와 탄두, 소매 양팔이 뒤로
묶인 체육복이 발견되었다. 또 비교적 부패속도가 느린 치아의 상
당수와 머리카락, 손 발톱이 발견되지 않아 ‘사망장소와 발견장소’
가 다르다는 부모들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뒤늦게 경찰은 30일, 어린이들이 타살 후 암매장 된 것으로 잠
정 결론을 내리고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수사에 나섰다.
풀리지 않는 죽음의 비밀, 잃어버린 열쇠
91년 사건 발생 당시 동원된 경찰인력만 32만명. 단일사건으로 최
고 인력동원이였고, 와룡산 일대 270만평은 이 잡듯이 뒤져졌다.
하지만 11년 후, 아이들이 발견된 곳은 결국 집 앞 와룡산 기슭이
였다. 사건 초기 경찰들은 아이들이 가출한 것이라고, 보름 후면
돌아올 것이라며 소극적인 수사를 폈다.
가족들은 경찰관들의 허술한 초동수사가 오늘의 사태를 낳았으
며, 사건현장을 훼손하고 아이들의 죽음을 단순 자연사쯤으로 규
정하려는 수사관들의 발표에 또 한번 분노하고 있다.
체계적인 미아찾기 시스템 - 미국의 엠버경보제
우리 나라 경찰의 미흡한 미아찾기 수사 대응은 미국 경찰의 미
아찾기 시스템 <엠버 경고>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엠버경보는 미아가 발생하면 고속도로 전자표지판과 TV, 라디오
를 통해 이를 공개해 국민들의 제보를 유도하는 미아찾기 시스템
이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납치 및 실종사건 중 엠버 시스
템이 발동된 13건이 모두 무사히 해결됐고 지금까지 30여명의 어
린이가 생명을 건졌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시민들의 제보를 유도
해 미아를 찾아내는 엠보 경보제는 우리 나라 경찰의 미아 찾기 대
응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이번 < PD수첩 >에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을 면밀히 분
석하고, 경찰의 초등수사 과정에서의 허점 등을 취재했다. 또 미국
의 ‘엠버경보’제를 집중취재, 우리나라 미아찾기 제도의 보완점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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