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나혜미의 중간투입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나혜미의 얼굴도 모르면서 막무가내로 ‘나오지 마라’고 아우성을 친 이들도 있었고, 이후 인터넷상에는 나혜미에 대한 장문의 안티 보고서를 올린 네티즌까지 생겨났다. 심지어 최근 케이블프로그램 ‘정재용의 순결한 19’가 발표한, ‘안티팬의 힘으로 성장한 연예인’ 목록에서 나혜미는 8위에 랭크되는 영예(?)도 안았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수취인불명’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아역 출신인 나혜미는 마침내 세간에 이름을 알릴 절호의 기회를 만났지만, 거침없는 안티팬의 공세부터 마주치는 얄궂은 첫경험을 맛보고 있다.

그런데 이 소녀, 아주 꿋꿋하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하기 시작할 때부터 각오한 일이라 남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은 상처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배시시 눈웃음을 지었다. 이어 “저 보고 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씨하고 닮았다는 네티즌도 있었어요. 그 분은 남자인데 여자인 저와 정말 닮았나요?”라고 천진한 눈으로 딴 얘기를 툭 던졌다.

언뜻 나이에 비해 성숙해 보인다 싶었는데 슬슬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자 나혜미는 영낙없는 10대의 순수 발랄함을 뿜어냈다. 그는 170cm의 키가 더 클까봐 우유를 딱 끊었다는 얘기를 비장하게 내뱉기도 했다.

인터넷상에서는 아직도 욕을 먹고 있지만 나혜미는 정일우의 마음을 얻고 싶어 코피를 쏟아가며 공부하지만 3연속 전교 꼴등을 차지하는 ‘거침없는 하이킥’의 배역이 너무 재미있어 즐겁다. 또 이 시트콤 때문에 수학여행에 빠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여전히 학교에만 가면 예전과 변함없이 친구들과 ‘산만한’ 학창시절을 구가할 수 있어 행복하다. 나혜미는 “아직 성인이 됐을 때의 제 모습을 상상하는 게 어렵지만요. 지금처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리고 연기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소박하지만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이미 깨달은 듯한 꿈을 전했다.

스포츠월드 글 조재원, 사진 전경우 기자 otaku@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