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극본 송재정, 연출 김병욱)에서 준하의 큰아들로 나오는 민호(김혜성)는 모범생이다. 싸움짱 동생 윤호(정일우)와는 딴판이다. 민호는 성적이 전교 1등에서 7등으로 떨어지자 집안이 난리가 난다. 동생은 300등 근처에서 80등이나 올랐건만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혜성은 "실제로는 모범생이 아닌데요"라고 털어놨다. 고교 시절 한달간 가출도 해봤고 중학교 때는 이유없는 반항기로 인해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싸우고 다닌 적이 많았다고 한다. 태권도가 3단이고 18세까지 학교 태권도 대표로 활약했다고 하니 사실은 윤호보다 '하이킥'을 더 잘한다. 사회경험도 더 하고싶어 대학 진학도 미뤄둔 상태다.

극중 김혜성은 공부는 1등이지만 다른 건 별 자신이 없다. 힘센 동생 윤호에게 맞지 않기 위해 잔머리를 잘 굴리는 '제리'과에 속하는 민호는 친구는 범이 한명 정도밖에 없고, 여자친구(유미)는 있지만 그녀의 허영끼를 만족시켜주는 대상 이상으로 발전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동생 윤호에게 항상 열등의식 같은게 있다.

만약 공부도 잘하는 민호가 다른 것까지 완벽하게 갖췄다면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하다고 생각될까. 극중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민호는 다행히 얼굴이 하얀 윤호보다 인기가 덜하다. 하지만 민호는 말썽꾸러기 동생과 결정적일 때는 뭉칠 줄도 안다. 가출한 할머니(나문희)를 찾기위해 '준하-민호-윤호 삼부자'가 뭉쳤듯이, 성적이 많이 오른 윤호와 성적이 조금 떨어진 민호는 아버지가 있는 자리에서 서로 격려와 분발의 얘기를 주고받는다.

극의 설정상 모범생보다는 사고뭉치 캐릭터에 더 많은 애착이 가기 쉽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도 있지도 않는 윤호와 여선생 민정(서민정)과의 러브라인이 민호-유미 라인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민호도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겠다고 한다. 코 찡그리고 눈 치켜올리는 '차인표 카리스마'가 그 1탄이라고 한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