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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맞은 브라운관 로맨틱코미디 물결
때아닌 눈이 내리고 꽃샘추위도 예상되지만 햇볕만으로도 벌써부터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 브라운관도 새봄을 맞이하기 위한 채비를 했다. 특히 월화 안방극장은 로맨틱 코미디로 봄을 선언한다. 파릇파릇한 새잎과 꽃망울을 터뜨리려는 어린 꽃들의 싱그러운 봄내음 같은 가볍고 경쾌한 사랑이야기로 시청자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 무거운 ‘기억상실증’은 가라!

‘쾌걸 춘향’으로 코믹풍 드라마의 포문을 연 K2TV는 후속작으로 미니시리즈 ‘열여덟, 스물아홉’(고봉황 김경희 극본·김원용 함영훈 연출)을 7일부터 선보인다. ‘열여덟, 스물아홉’은 기존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만 다루는 기법이 달라 시청자들이 느낄 식상함이 덜할 전망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 만큼 가벼운 코믹터치로 기존 드라마에서 받은 기억상실증에 대한 무게감을 모두 날려버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교통사고로 기억퇴행이 되는 주인공 혜찬 역을 맡은 박선영의 이미지 변신도 큰 관심거리다. 29살의 유부녀 혜찬이 기억퇴행으로 9년의 세월을 하얗게 지우고 18살 여고생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 제목처럼 열여덟과 스물아홉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좌충우돌하는 코믹한 이야기를 지금까지 차분한 이미지를 주로 보여준 박선영이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혜찬의 남편 상영 역으로 첫 주연을 맡은 류수영이 기억을 잃은 아내를 위해 차근차근 보여주는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살 예정이다.

● 뜻밖의 ‘혼전임신’이 사랑의 매개체

‘열여덟, 스물아홉’과 같은날 첫 방송하는 MTV 월화드라마 ‘원더풀 라이프’(진수완 극본·이창한 연출)는 앞서 방영한 ‘영웅시대’가 장장 7개월간 쌓아온 중후한 분위기를 떨쳐내고, 트렌디한 감각으로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일단 유진 김재원 한은정 이지훈 등 젊은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써 등장인물만으로도 분위기를 싹 바꿨다. 또 싱가포르 로케이션으로 이국적인 정취를 담아내 드라마 초반 채널을 고정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원더풀 라이프’는 연인 채영(한은정)을 찾아 싱가포르로 간 승완(김재원)과 죽은 첫 사랑의 상처를 지우기 위해 싱가포르로 떠난 세진(유진)의 ‘원 나이트 스탠드’가 임신으로 연결되면서 어쩔 수 없이 계약결혼을 하고, 티격태격 결혼생활을 하는 가운데 아기를 낳으면서 비로소 사랑에 눈 뜨게 된다는 스토리. 20대 초반의 청춘남녀가 맞닥뜨리는 임신과 결혼이라는 낯선 세계를 재미있게 보여줘 젊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전망이다. ‘쾌걸 춘향’의 바통을 잇는 ‘열여덟, 스물아홉’이 시청률도 이어받아 초반 우위가 점쳐지지만, 젊은이들의 최근 세태를 반영하며 맹공을 펼칠 ‘원더풀 라이프’의 기세도 만만치 않겠다.

● 성역할의 전복?! 오늘날 부부관계의 바로미터.

이달 21일부터 STV에서 내놓을 월화드라마 ‘불량주부’(강은정 설준석 극본·유인식 장태유 연출)는 장르를 ‘코믹멜로부부활극’이라고 표방한 아줌마표 로맨틱코미디다. 여자주인공 미나만 놓고 보면 살림에 전념하던 아내가 사회에 진출해 겪는 이야기는 지난해 인기를 모은 K2TV의 ‘두번째 프러포즈’와 비슷하다. 하지만 미나가 집안일을 박차고 나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남편의 실직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성 역할을 칼같이 나누던 마초 캐릭터의 남편 수한이 실직 후 전업주부로 ‘전락(?)’하면서 펼쳐지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터뜨릴 예정이다. 수한 역에는 STV ‘요조숙녀’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손창민이 나서 그간 스크린을 통해 갈고 닦은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신애라가 억척스러운 아내 미나로 나와 연기에 복귀한다. 실직한 가장과 그를 대신해 일하는 아내가 넘쳐나는 오늘날 부부들의 모습을 전복된 부부관계를 통해 긍정적으로 조명할 ‘불량주부’가 손창민 신애라 노련한 두 연기자의 열연과 어울어져 ‘앞집 여자’ ‘두번째 프러포즈’ 이후 또 하나의 아줌마표 드라마로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 단순무식 풍운아의 치열한 애정싸움

월화 안방에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코믹함에 로맨스를 섞어 이달 23일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공략할 또 하나의 드라마가 바로 MTV 미니시리즈 ‘신입사원’(이선미 김기호 극본·한희 연출)이다. 단순무식한 백수건달 캐릭터의 강호가 전산착오로 운좋게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펼치는 엉뚱한 상황들로 코믹한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불새’에서 상류층에서 부를 쥐고 ‘가진 자’의 모습을 보여줬던 에릭이 이번에는 무식하면서도 호기 넘치는 강호 역을 맡아 껄렁껄렁하고 코믹한 캐릭터로 나와 에릭의 진면모를 엿보일 전망이다. 또 강호가 마음을 주는 여주인공 미옥으로 한가인이 나서고, 또 ‘두번째 프러포즈’에서 지켜주는 남자로 나오던 오지호가 냉철한 출세지향적인 인물로 나와 강호, 미옥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면서 치열한 애정싸움을 펼쳐 로맨스의 축을 이룰 예정이다.



[2005.3.4 (금) 스포츠서울 조성경 기자]




2005-03-04(1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