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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전문직 드라마 성공가능성 보였다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분명 이전의 의학 드라마와 달랐다. 세트부터 조명에 이르기까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그리고 연기자들의 연기 또한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하얀 가운에 일을 허하지 않는 무늬만 의사들이 아닌 의사들에게 일을 허한 드라마였다.

바로 6일 첫 방송을 한 MBC주말 드라마 ‘하얀 거탑’이다. 시청률은 12.2%로 나왔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던져준 첫 방송이다.

‘하얀 거탑’은 우리 시청자중 소설과 드라마로 봤을 일본 작품 ‘하얀거탑’이 원작이다. 신문기자 출신의 작가 야마자키 도요코의 1969년작 ‘하얀거탑’이 원작으로 일본에서 1978년과 2003년 두번에 걸쳐 드라마화 돼 높은 인기를 끌었다. 국내 시청자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시청해 한일 양 드라마를 비교하며 평가하는 분위기가 첫방송부터 이뤄졌다.

원작은 천재 의사를 중심으로 의사로서의 야망을 향한 질주, 의사들의 의대 교수가 되고자 하는 열망, 대학병원의 내막, 의료사고 등을 담았다.

MBC‘하얀거탑’역시 첫 방송부터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캐릭터의 한국화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외과과장 후임 자리를 놓고 시골출신의 천재의사(김명민)의 야망과 그 야망을 저지하거나 지지하는 세력간의 갈등을 첫방송부터 펼쳐보였다. 또한 야망을 쫓는 천재의사의 반대편에 인간적 의사(이선균)를 배치해 의사의 양면과 함께 갈등의 증폭을 조절하는 전형적인 캐릭터의 구도도 포진시켰다.

첫 방송은 최소한 멋진 남녀 짝짓기를 위해 이용된 하얀 가운이 아니라 일의 본질과 그 이면의 인간의 탐욕과 야망 그리고 사랑을 그리기 위한 캐릭터로서 의사를 내세운 것은 이전의 의학 드라마와 차별화되며 전문직 드라마로서 착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전문직 드라마에서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세트 등 배경에 대한 섬세한 제작진의 노력도 깃들어 보였다. 김명민과 이선균 등 주연과 이정길, 김창완 등 중견들의 연기 조화가 무난하게 이뤄진 것도 칭찬할만 하다. 하지만 간혹 의사의 스테레오타입식의 연기가 눈에 거슬리는 부분으로 다가온다.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2000년대 들어선 한국 드라마, 특히 미니시리즈는 분명 위기에 처해있다. 전형적인 캐릭터와 개연성이 무시된 이야기, 남녀주인공의 천편일률적인 짝짓기 놀음 등에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미니시리즈는 시간때우기식이다’적확한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을 극복하고자 등장한 전문직 드라마로서 ‘하얀 거탑’이 성공하기위해서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한다. 하나는 멜로의 변종이 아닌 전문직에 충실한 전문직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를 높여야하고 일본의 원작을 한국 시청자의 정서와 생리에 맞게 한국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야한다.

만약 두가지 과제를 제작진이 해결한다면 현재 처해있는 미니시리즈의 위기를 타개하고 전문직 드라마의 지평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얀거탑’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첫회 방송에서 전문직 드라마로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하얀거탑'의 주연 김명민. 사진제공=영화사 숲]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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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7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