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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이선균 의사 연기 대결 '하얀 가운감성 충돌'
오는 1월 6일부터 MBC에서 방송되는 새 의학드라마 '하얀 거탑'의 연출을 맡은 안판석 PD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지난 27일 경기도 이천의 촬영세트장에서 만난 그는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1㎝ 크기의 소품까지도 대본에 정확히 맞춰서 준비할 만큼 리얼리티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을 맡은 김명민과 이선균의 '명품 연기'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 야망에 불타는 천재

아직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이순신 장군'으로 기억되는 김명민은 이번 작품에서 장준혁이라는 인물을 맡았다. 뛰어난 지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손모양과 체형까지도 이상적인 외과의사. 병원 내에서 과장 자리를 노리다 뜻밖의 장애물을 만나자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야망을 이루려하다 무너진다.

악역이라는 인상이 강한데 대해 김명민은 "단 한번도 나쁜 인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조직 사회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반박했다. "환자에게도 잘하고 어머니에게도 정성을 다합니다. 심지어 아내 이외의 다른 여자에게까지도 애정을 준다니까요…." 썰렁한 농담에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강한 애착이 담겨 있었다.

안 PD는 김명민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연기를 잘하고 눈이 빛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MBC 의료전문 시사프로그램 '닥터스'의 MC에 이어 2007년 개봉하는 영화 '천개의 혀'에서도 외과의사 역을 맡았다는 사실은 이런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일본 작가의 원작 소설과 일본에서 방송된 드라마를 모두 봤다는 김명민은 자문교수진들에게서 외과의사의 수술기술을 전수받으며 이번 작품을 준비해 왔다. 의학 용어도 실제 의사들처럼 절반만 알아들을 수 있게 발음하고 있다고. 촬영 중에 의문이 생기면 간호사 역할로 나오는 실제 간호사들에게 곧바로 물어본다.

"수술장면 촬영에 들어가면 연기자들 모두가 긴장해 실수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촬영이라 중간에 쉴 수 있지만 실제 의사들은 어떻게 견디는지 모르겠어요." 수술의 긴장감을 말하는 그의 모습은 이미 의사와 닮아 있었다.

# 따뜻한 가슴의 이상주의자

그동안 시청자들이 지상파 방송에서 이선균을 만날 수 있었던 기회는 단막극이 대부분이었다. 그에게 '하얀 거탑'은 주연급 연기자로서의 시험대. "원작의 인기는 물론이고 훌륭한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는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선균이 맡은 역할은 어떤 외압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고 인술을 펼치는 내과의사 최도영. 김명민은 수술 장면이 없기 때문에 "날로 먹는 캐릭터"라며 놀리지만 누구보다도 고민이 많다. 차인표,이정길,정한용,변희봉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내공을 뿜어내는 작품에서 조금만 어색한 모습을 보여도 흐름을 끊어놓을 수 있기 때문. 김명민에 뒤지지 않는 중량감으로 극의 균형을 맞추는 일도 쉽지 않다.

"어찌보면 답답한 면도 있지만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캐릭터를 설명한 이선균은 "대본을 받고 끊임없이 고민한다"며 "아마도 촬영이 끝나는 날까지 같은 고민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민과 이선균은 '하얀 거탑'의 강점이 리얼리티에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연기의 초점도 자연스러움에 두겠다는 것. 두 배우 가운데 누가 더 진짜 의사에 가까운지 시청자들의 냉정한 평가가 내려질 날이 다가오고 있다. 김종우기자
kjongwoo@busanilbo.com





2006-12-31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