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17일 (수) / Season2 제 3 회
<한잔의 추억>
제 1 편 : 늦은 밤 쓸쓸히 창가에 앉아
출 연 : 전유성, 정준, 장남경
손님은 아무도 없는 술집. 그 노래를 흥얼흥얼 따라 부르는 누군가
의 목소리만 들린다. 문을 열고 들어온 20대 후반의 한 남자.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벽에 걸린 메뉴에 시선이 머문다. "신상품 <한잔
의 추억>!" 주방에서 나온 주인은 남자에게 벽에 붙어 있는 메뉴
를 손으로 가리킨다. 남자는 그걸로 달라고 하고, 주인이 가고 나
서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본다. 돈을 다시 쓸어 담는 남자의 앞
에 한잔의 술과 작은 접시에 담긴 샐러드가 놓인다.
제 2 편 : 그리운 그 얼굴을 술잔에 담네
안주는 안 시켰다는 남자에게 주인은 원래 그렇게 먹는 거라고 한
다. 안주와 술이 얼마일까 궁금해하는 남자. 주인은 4,400원이라
며 남자의 주머니에 6,400원이 있다는 것까지 알고 있다. 놀라는
남자에게 주인은 인생은 안 풀리는 날이 더 많은 법이라며 술을 한
번에 쭉 마시라고 권한다. 주인은 이 술을 마시니까 생각나는 사람
이 없냐고 묻고, 남자는 생각에 잠긴다. 그 때 한 여자가 들어온다.
제 3 편 :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
주방에서 나온 주인은 여자 앞에 술 한 잔과 같은 안주를 내려놓는
다. 여자는 앞에 놓인 술을 가만히 본다. 주인은 남자의 테이블로
다시 가서 자리에 앉으며 남자에게 남자의 진짜 추억을 얘기해 달
라고 한다. 남자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대학교 2학년 때 영장 받고
혼자 배낭여행 갔던 일을 떠올린다. 술을 마신 여자는 뭔가 생각
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카운터 쪽으로 간다. 여자를 가만히 보고
있는 남자. 문득 뭔가 깨달은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제 4 편 : 한잔의 추억
다음 날. 전날과 달리 많은 손님들이 앉아 있다. 그 사이를 바쁘게
오고 가는 종업원. 문이 열리고 남자가 들어온다. 종업원에게 어
제 마셨던 '한잔의 추억'이라는 술을 달라고 하자 종업원은 이상
한 듯 어제는 정기휴일이었다고 한다. 남자는 씁쓸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로 가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맞은편에서 먼저 문이 열
리고 여자가 들어온다. 두 사람은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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