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끝난다니 너무 아쉽고 한번도 거르지 않고 봤는데,,, 작가님의 상상력, 가족 간의사랑 이런 드라마 다시 볼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가족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삭막한 세상의 뜨거운 가족애 많은 사람들이보고 느낄 수 있기를”
시청자 서영복씨가 MBC주말 드라마 ‘누나’ 11일 방송분을 보고 올린 시청소감이다. 수많은 시청자가 이같은 소감을 올려 놓았다.
시청 소감을 올리지 않았더라도 안방에서 주말밤 ‘누나’를 본 사람이라면 부모세대나 자식 세대 할 것 없이 눈물을 훔쳤을 것이다. 시청자의 눈물은
드라마 속 최루성 상황설정에 대한 단순한 반응이 결코 아닌 가족 사랑에 대한 의미의 진정성을 일깨워 준 감동의 표시의 하나일 것이다.
이날 ‘누나’의 방송은 두 부분에서 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 부분은 승주(송윤아)와 건우(김성수)의 결혼식과 그리고 또
한 부분은 건우아버지(박근형)의 건우 할아버지(오현경)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절절함이었다.
결혼식에서 주례사 대신 양가 부모가
자식들에게 해주는 말로 대신한 부분에서 건우 아버지는 자식에게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못해줬으나 가족에게 기쁨을 많이 주고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가는 내 아들 건우 사랑한다”라며 진한 부성애를 드러냈고 승주 아버지(조경환)는 “어머니 없이 결혼식장에 서게 해 딸에게 미안하다. 어머니
몫까지 두 배로 축하한다. 내 딸에게 부탁한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남편 편을 들어주고 남편의 기를 펴게 해주라”는 당부를 하며 딸의 결혼을
축복했다.
어느 결혼식 장면보다 의미 있는 결혼식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 장면에서 부모자식간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했다.
수많은 시청자를 울렸던 또 한 부분은 건우 할아버지가 검은 옷을 입은 군인들(저승사자)을 못봤느냐고 자주 묻는 모습을 보고
건우 아버지가 방을 빠져나와 안타까움에 흐느끼는 장면이었다. 아버지의 세상과의 결별 예감을 자식이 지켜보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드러내는
박근형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는 함께 흐느꼈다.
결코 두 부분은 감정의 과잉이 없었다. 사실적인 묘사로 시청자의 가슴을 후벼 팠다.
‘누나’는 가족 이데올로기의 심화라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인간 드라마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물질만이 최고의
덕목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휴머니즘과 사랑에 대한 의미 부여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나’를 처음부터 본 시청자라면
‘누나’가 견지한 김정수 작가의 치열한 작가 정신을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시청률이 저조한 초중반에도 김정수 작가는 자신이 지향했던 기획의도를
포기하지 않았다. 시청률을 올리려고 자극적인 상황설정이나 인물 등장도 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묵묵히 가족애와 휴머니즘이라는 화두를 던지기위해
노력을 했다.
11일 방송분은 그러한 김정수 작가의 노력의 한부분이다.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위해 수많은 드라마가 충격과 엽기적인
소재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누나’는 시청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드라마다.
[진한 가족애를 감동적으로 그려 시청자에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한 '누나'. 사진=화면캡처]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2007-02-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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