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왕자, 끝까지 살아남는다

 

MBC 인기사극 ‘주몽’(극본 최완규 정형수ㆍ연출 이주환)에서 악역인데도 귀엽다는 반응을 얻고있는 영포왕자(원기준)가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꾸미는 일마다 사고를 치는 영포가 이번엔 대형사고를 쳤다.

형인 대소(김승수)에게 대권이 넘어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졸본에 들어가 주몽의 부인 예소야와 유리를 놓고 주몽과 거래를 하다가 발각된 영포는 주몽으로부터는 용서를 받았지만 이적 행위를 한 셈이어서 부여에서 발을 붙일 수 없게 됐다. 어머니인 황후(견미리)로부터도 부여를 떠나라는 명을 받았다. 뒤를 봐주던 황대인(오욱철)에게 기댈 수도 없는 처지다.

 

대소왕자는 이제 영포에게 “한심한 놈~” “니놈이 실성하지 않고 어떻게~”라고 말할 겨를도 없다. 하지만 영포는 지금도 머리를 굴려 빠져나갈 방도를 찾고 있다. 항상 나름대로는 머리를 굴리는 타입이라 생존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을 것같다.

 

영포 자신은 묘수라고 생각하지만 수가 짧아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 이게 그의 매력이다. 주몽이나 대소와 대적하고 싶지만 실력으로는 이들을 이길 수 없는 영포에게서 무력한 현대인의 서글픈 자화상이 읽혀진다.

 

영포가 꾸민 일은 허점 투성이라 매번 탄로나는 바람에 코미디 아닌 코미디가 돼버린다. 치밀하지 못함으로 인해 영포는 네티즌으로부터 ‘순수악’이라는 소리까지 듣고있다. 어쨌든 영포는 ‘주몽’ 마지막회까지 살아남는다고 한다. ‘잡초’같은 생명력이다.

[헤럴드경제]






2007-02-07 (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