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첫돌파한 ‘주몽’의 인기 원인과 의미
 
 
MBC월화 드라마‘주몽’이 2005년‘내이름은 김삼순’이후 2년만에 시청률 50%를 돌파했다. ‘주몽’의 시청률 50%를 넘어서 국민 드라마로 우뚝 선 것은 인기를 얻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50%를 넘어선 의미를 담보하고 있다.

‘주몽’은 주몽과 다물군이 현토성을 점령하고 한나라의 공격을 선언하는 30일 71회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50.3%를 기록하며 2년만에 50%가 넘는 드라마라는 기록을 세웠다.

‘주몽’이 지난해 5월 첫방송을 내보낸 이후 높은 인기를 누리고 마침내 50%대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원인은 다양하다. 중국의 역사왜곡인 동북공정이 국내 언론에 소개되면서 어느때보다 높아진 국민들의 우리 고대사에 대한 시선이 고구려 건국을 다루는 ‘주몽’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영웅부재의 시대에서 인간주의 얼굴을 한 강한 남성적 영웅상과 주체적인 이상적인 여성상을 그려낸 것도 인기원인으로 작용했다. 주몽으로 대변되는 강한 남성성의 영웅과 시대의 변화에 맞춘 주체적 여성상을 구현하는 소서노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남성 시청자 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도 ‘주몽’ 앞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방송 내적으로는 국내 최초로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는 점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시켰고 이어 SBS ‘연개소문’ KBS ‘대조영’ 등 고구려를 다루는 사극이 잇따라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은 이들 드라마속 고구려 인물과 사건을 비교하는 재미를 보며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도 주몽의 인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사극의 스타 작가라는 최완규와 정형수가 탄탄한 내러티브를 구사한데다 변화하는 사극의 흐름을 적확히 짚어 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의 원인이다. 두작가는 역사라는 실체에 상상력을 머무려 극적 재미를 주었다. 중반들어 긴장성의 이완을 보였으나 인상적인 스토리 전개로 인기를 회복했다.

여기에 송일국 김승수 한혜진과 허준호 진희경 이계인 등 조주연의 기막힌 연기 조화와 끊임없이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는 캐릭터의 등장은 ‘주몽’을 2년만의 첫 50%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로 등극시켰다.

이밖에 MBC 사극에서 볼 수 있는 파스텔톤의 색상이 지배하는 사극은 젊은 시청자들이 보기 편한 사극을 제공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주몽’이 시청률 50%를 기록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1964년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를 극화한 16부작 ‘국토만리’ (박신민 극본, 김재형 연출)로 사극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조선을 주로 거닐던 사극이 최근 들어 고려, 백제를 거쳐 ‘주몽’을 시작으로 고구려사를 처음 사극의 시대적 배경으로 등장시켜 고대사에 낯선 국민들에게 역사교과서 이상의 역할을 해낸 것은 큰 의미이다.

‘주몽’은 전인미답(前人未踏) 시대의 사극화에 대한 기대에 충분한 만족을 주지 못했으나 중국의 우리 고대사 왜곡의 분위기가 심화된 상황에서 우리의 뿌리를 돌아보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물론 역사적 왜곡 논란과 고증 부족이라는 과제를 남겼음에도 ‘주몽’이 준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주몽’은 박제된 과거의 현시가 아닌 현재 우리 사회와 국민에게 발전적이고 적극적인 사고와 자세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다. 고구려와 고구려시대의 인물을 다룬 것은 조선시대와 인물을 소재로 한 것과 차원이 다르다.

시대의 원근의 문제가 아니다. 좁고 답답한 한반도를 벗어나 만주벌판으로 치닫는 고구려는 우리 역사에서 진취적 기상이 가장 높았고 광활한 영토를 통치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각인시켜줄 소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주몽’이 국수주의적 분위기를 적지 않게 심화시키고 이러한 심리에 기대어 인기를 얻은 것은 앞으로 고구려사를 다룰 드라마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남겨놓았다.

영국의 역사학자 E.H. 카가 ‘역사는 어제와 오늘의 대화’라고 정의했듯이 ‘주몽’이 박제된 고구려 시대와 인물의 전시장이 아닌 오늘의 의미로 살려냈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고구려사를 배경으로 하는 첫 드라마인 '주몽'이 50%대의 시청률을 기록해 국민드라마로 우뚝 섰다. 사진=MBC제공]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2007-01-31 (0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