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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주말극‘누나’는 ‘전원일기’‘엄마의 바다’‘그대 그리고 나’‘파도’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확보한 작가 김정수의 작품이다. ‘누나’가 KBS주말극을 누르고 주말극 시청률 왕좌에 올랐다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가 많았지만 높은 시청률로 인기고공 비행을 했던 KBS‘소문난 칠공주’에 밀려 ‘누나’는 주제의식이 뛰어나고 드라마적 완성도가 높은데도 시청률은 높지 않았다. 한때 조기종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 김정수를 비롯한 제작진과 송윤아를 비롯한 주연진과 박근형 등 조연진은 흔들림 없이 애초에 기획의도대로 드라마를 밀고 나갔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자극적인 사건과 소재를 등장시키기 마련이다. 소위 말하는 시청률을 위해 약을 치는 것이다. 분명 ‘누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드라마적 배경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또한 드라마 초점을 애정라인을 형성하는 세 명의 남녀(송윤아, 김성수, 허영란)에 초점을 맞춰 드라마 전반을 이들에 의해 이끌고 갈수도 있었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던지는 우리시대의 가족에게 정말 필요한 대사에서부터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연기자의 연기에서부터 흐트러짐이 드러난다. 시청률 실패의 원인을 서로에게 전가하면서 성의 없는 연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누나’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은 아역에서부터 시작해 노역에 이르기까지 최선의 연기를 했다. 이것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요즘 방송계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기획의도는 물론이고 당초 기획했던 내용마저도 헌신짝 버리듯 하는 것이 요즘 드라마 제작환경이다. 또한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엽기와 자극을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한다. 이것은 지난해 방송돼 높은 인기를 얻었던 ‘소문난 칠공주’와 ‘하늘이시여’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누나’의 초심을 잃지 않고 충실하게 기획의도를 살린 것은 시청률 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기획의도에 충실했기에 많은 시청자가 ‘누나’를 보면서 우리시대의 가족에게, 가족 구성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인지를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낮은 시청률속에서도 당초 의도한 기획의도를 충실히 드라마에 녹여내고 있는 '누나'. 사진제공=MBC]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