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폭력 후유증 다룬 MBC 베스트극장 '호평'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살아온 우리가 사실은 같은 상처를 가지고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 MBC 베스트극장 '상처' 중 주인공 나연(옥지영)의 내레이션.

16일 밤 방송한 MBC 베스트극장 '상처(극본 김남경, 연출 김상래)'가 성폭행 피해 후유증을 안고 사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사랑과 연애에 있어 정반대의 갈등을 겪는 자매가 실은 각각 유년시절 겪은 성추행과 그것을 목격한 힘든 기억 탓에 성인이 된 후까지 심리적 상처로 고통받았음을 깨닫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그간 가려져 온 아동성폭력 피해자들의 아픔을 현실감 있게 풀어냈다.

어릴적 새아버지에게 성추행 당한 기억때문에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언니 나연(옥지영)은 전화 상담원으로 다른 이들의 상처를 위로하며 용기를 주지만 정작 자신의 깊은 아픔은 타인과 공유하지 못해 힘들어한다.

그런가하면 그런 언니의 상황을 어릴때부터 목격하며 혼란스러워해 온 동생 나미(한여운)는 항상 누군가를 만나 쉽게 사랑에 빠지지만 연인이 떠날까봐 늘 불안해하며 집착한다.

이런 두 자매가 서로의 사랑이 떠나간 후 만나, 각자의 상처가 결국은 같은 것이었음을 깨닫고 보듬어 준다는 내용으로 드라마는 끝을 맺었다.

특히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와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에 출연한 배우 옥지영의 안정감 있는 연기와 영화 '라디오 스타'의 다방 종업원 김양 역으로 이름을 알린 한여운(22)의 격한 감정 연기 등이 극중에서 잘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생각보다 심각한 아동 성폭력의 후유증을 드라마 형식을 빌어 무리없는 구성으로 담아내 설득력있게 다가왔다(ID 1Oap***)' '마음이든 몸이든 누구나 상처는 있기 마련인데 드라마를 통해 내 안의 상처는 없는지 돌아보게 됐다(ID spfo**)'는 등의 의견을 보내며 베스트 극장의 새로운 접근에 대한 호평을 보냈다.




마이데일리 장서윤 기자(ciel@mydaily.co.kr)




2006.12.17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