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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건국의 영웅 주몽의 일대기를 그린 MBC 드라마 '주몽'(극본 최완규 정형수, 연출 이주환 김근홍)이 강한 남성 드라마라는 사극의 특성을 벗고 다양한 여성 캐릭터의 등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주몽'은 사극의 전형적인 틀을 깬 퓨전 형식을 드라마 전반에 대거 도입해 기존 사극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하지만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인물들의 갈등이 중심을 이루고 자연스럽게 남성 캐릭터가 부각될 수밖에 없는 점은 기존 사극과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몽'의 중심을 이루는 남성들의 뒤에는 이들을 좌지우지하고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인들이 존재한다.
◆ 유화 vs 원후, 여자는 칼보다 강하다
금와(전광렬)는 부여의 국사를 책임지는 왕이다. 장남 대소(김승수)는 그에 도전,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부여의 실세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금와와 대소라도 여인들의 한마디는 무시할 수 없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지난 10일 41회 방송에서 주몽(송일국)은 대소의 결정에 의해 한나라의 볼모로 가게될 위기를 맞는다. 유화부인(오연수)은 금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대소의 결정을 보류하게끔 요청한다.
대신들의 회의 끝에 주몽을 대신해 영포(원기준)를 한나라에 보내기로 하지만 이번에는 원후(견미리)가 그 결정을 번복해 줄 것으로 아들 대소에게 요청한다. 결국 대소는 자신의 아들을 아끼는 유화와 원후의 물밑 기싸움으로 볼모 선정에 고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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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형을 죽이려는 계획이 미수로 돌아가 영포는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이지만 원후의 간청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영포는 이로 인해 한나라로 가게 되며 대소와 주몽의 앞길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예정이다.
◆ 소서노 vs 예소야 vs 양설란, 사랑은 남자를 움직인다
어머니 앞에 약한 영웅들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도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을 구해준 인연으로 소서노(한혜진)를 알게 된 주몽은 소서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
주몽은 철기군과의 전쟁중에도 소서노가 납치됐다는 소식에 만사를 제치고 그를 구하러 간다. 이에 앞서 주몽은 소금산 원행에서도 납치된 소서노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칼을 버린 바 있다. 결국 사랑은 엇갈린 운명이 됐지만 주몽은 소서노를 잊지 못하고 그를 위한 행보를 계속한다.
주몽은 예소야(송지효)를 통해 여인을 위해서는 목숨을 잃을 각오가 돼 있음을 또 한번 보여준다. 예소야는 주몽의 목숨을 건져준 인물로 주몽의 행동에 많은 이유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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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서노의 마음을 얻지 못한 대소는 사랑의 상처를 분노로 표출하며 주몽의 주변 인물을 더욱 강하게 압박해 간다. 또 대소와 정략 결혼한 양설란(박탐희)은 현토성 태수의 딸답게 대소의 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양설란은 대소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얻지 못하는 아픔을 소서노와 예소야에게 앙갚음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 사극에서 보기 드물었던 여미을(진희경), 마우령(권은아) 등 신녀들은 왕조차 넘보지 못하는 영향력을 쥐며 '주몽'의 여인천하를 주도하고 있다. 전통적인 남성 우월 사상을 기반으로 사극에서 형식적인 존재에 머물렀던 여인들은 남성보다 거센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주몽'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유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