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극 `얼마나 좋길래`가 선주(조여정)의 눈물밥과 이에 피눈물을
감춰야하는 아버지 만복(김영철)의 모습을 방송,팬들의 안타까움을 가중시켰다.
흔히 열손가락 중에 안 아픈 손가락없다는 말처럼, 눈에 차는 자식은 아니지만 만복에게 선주는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라 할 수 있다. 만복은
선주와 동수(김지훈)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으로 모자라 동수를 폭행하고 돈으로 동수네 집안의 살길을 막는 등 극악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인물로
팬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20일 방송. 선주는 자신 때문에 동수와 동수네 가족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형철과의 결혼을 결심했고 만복에게 이를 알렸다. 동수네가 입은
피해와 동수의 사업을 보장해 준다는 조건을 달았다 . 만복은 곡기를 끊은 선주가 밥을 먹는 모습을 봐야만 믿겠다고 했다.
이에 선주는 밥을 꾸역꾸역 넘기면서 절망과 서러움의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수저를 든 손이 덜덜 떨렸다. 귀녀(김보연)와 오복(김지영)은
차마 밥을 먹지 못하고 있었지만 만복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식사를 했다. 밥을 잘 넘기지 못하는 딸 선주를 더 이상 못보겠다는 듯 귀녀는
그만 먹으라고 말렸다. 하지만 만복은 딸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도 "한 그릇 다 먹어"라는 말을 날렸다.
결국 선주는 가슴 아픈 눈물밥을 먹다가 구토를 하며 식당을 뛰쳐나가야 했다. 가족들이 모두 몰려 나간 뒤 비로소 드러난 만복의 표정은
이제까지 보여준 비열함과는 달리 치열한 내면의 자책감이 드러났다. 금방이라도 피눈물을 쏟을 듯 표정을 일그러뜨리는 만복. 머리를 감싸 쥐고 시린
가슴을 달래야 했다.
" 미안하다...선주야...이 애비도 죽을 맛이다..."
만복이 동수와 선주와의 결혼을 반대해야 하는 숨은 이유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갈등으로 포진돼있다. 만복은 동수부의 재산을 가로채 현재의
부를 일궜다. 만복 때문에 동수네 집은 풍비박산 났고 동수는 엄마 마저 잃었다.
선주가 동수와의 사랑을 이루는 것이 불을 향해 뛰어드는 것과 같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비인간적인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동수와
선주의 사랑을 방해해왔던 만복. 딸의 아픔을 보며 과거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듯 괴로움에 몸을 떠는 만복의 모습 역시 드라마의 흥미와 긴장감을
배가시켜주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만복의 절박함이 이해된다"거나 "나오는 역할에 다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이 드라마의 매력"이라는 말로 그의 입장 역시
공감간다는 의견들을 꺼내놓고 있다. 물론 현재 가장 악한행동을 하는 만큼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의 캐릭터가 단순한 악역에 그치고
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사진=방송화면중)
TV리포트 하수나 기자(mongz11@naver.com)
2006.09.21
(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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