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우의 소리 없는 오열 연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MBC수목미니시리즈 `오버 더레인보우`는 7일 방송에서
아버지 리차드(임하룡)의 죽음에 슬퍼하는 아들 혁주(지현우)의 모습을 담아냈다.
아버지 리차드는 평생 가수의 꿈을 꿔온 인물. 인기가수로 올라선 아들과의 동반 출연을 조건으로 방송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혁주는 간곡한 아버지의 눈빛을 외면했다. 이어 리차드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도중 쓰러져 사망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에
망연자실한 혁주지만 장례식은 수많은 취재진과 카메라로 붐볐고 혁주는 의연한 자세를 보여야했다.
그러나 혁주는 문상 온 친구 상미(서지혜)를 바라보며 비로소 눈빛 충혈 되며 눈물을 쏟았다.
이날 방송에선 특히 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나무를 찾아온 대목은 지현우의 연기가 눈길을 사로잡을 만했다. 수목장된
아버지의 나무에는 "딴따라 리차드 권, 이 곳에 영원한 무대를 마련하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홀로 찾아와 아버지의 노래를 틀어놓고 나무에
기대 노래를 들었다. 아버지 리차드의 트롯트 가락이 나무 주위에 감돌았다. 이때 하늘나라에 있는 아버지를 향한 혁주의 독백이 가관.
"노래 진짜 못한다...아빠..."
"찬찬찬 아픈 겁니다...찬찬찬 외롭습니다..." (리차드의 노래소리)
아버지의 흥겨운 노랫가락이 계속 울려 퍼지며 혁주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고여지기 시작했다. 울창한 수목장 나무를
배경으로 임하룡의 신나는 트롯트 노랫소리와 아버지를 그리는 혁주의 뜨거운 눈물이 절묘하게 대비되며 애틋함을 자아냈다. 턱을 덜덜 떨며 오열하는
혁주. 아버지의 노랫가락이 후렴구를 지나 막바지로 접어들 때는 그의 눈에서 사정없이 눈물이 쏟아져 나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찬찬찬...아픈 겁니다....찬찬찬 외롭습니다...사랑은 아픈건가요...아싸~" (리차드의 노래소리)
시청자들 역시 "나무아래서 아버지 노래를 틀어놓고 우는 혁주의 모습에 눈물이 났다" "보는 동안 슬펐다"는 반응으로
지현우의 연기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아무 예고없이 불쑥 터진 리처드의 죽음에 개연성이 있었다면 좀더 감동적이었을 듯 하다는 지적 역시 뒤따랐다.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사랑구도에 너무 힘을 실어준 나머지 종종 엿보이는 빛나는 에피소드에 설득력이 적어지고 (에피소드가 자아내는 감동이)쉽게
묻혀버리게 된다는 점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보인다.
[TV리포트 하수나 기자]mongz11@naver.com
2006.09.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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