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여성 VS 김민정-당당` 드라마속 가수 패션

우연의 일치일까? 아역탤런트 출신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민정과 영화 ‘다세포 소녀’로 주목받기 시작한 신예 김옥빈. 두 사람이 SBS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과 MBC 수목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가수로 출연하며 ‘연예계의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흉흉하게 소문이 나돌던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스캔들, 그리고 그들의 가치를 상품성만으로 냉혹하게 판단하는 소속사의 협잡과 음모까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할만한 요소는 일단 갖춘 셈이다.  

기본적인 소재는 비슷하지만 드라마의 분위기는 상반된다. 탄탄한 실력으로 디바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도한 가수의 숨겨진 이면을 스토리 축으로 한 ‘천국보다...`은 주인공 김민정을 비롯 이성재, 엄태웅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의 원숙하고 노련한 연기가 돋보인다. 반면 실력없이 의욕만 앞선 댄스가수의 위태한 줄다리기를 축으로 한 `오버더...`의 스토리 전개는 김옥빈, 지현우, 환희, 서지혜 등 요즘 뜨는 신예들이 대거 캐스팅된 경우이다.  

드라마의 분위기 때문인지, 등장하는 인물들의 패션 스타일도 눈에 띄게 다르다.

극 초반, 비보이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김옥빈의 심플한 세미힙합은 이효리나 채리나 등 섹시아이콘들을 모티브로 삼은 것. 그러나 가수로 데뷔하면서 오히려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평범한 스타일로 바뀌었다. 튀는 레이어드나 과감한 노출 등 흔히 예상하는 연예인들의 패셔너블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화려한 연예계의 이면을 보여주듯 디테일이 눈에 띄는 옷은 최대한 자제하고 하이웨이스트 라인 블라우스와 스키니팬츠 등 몸매를 강조할 수 있는 옷으로 심플하게 스타일링해 최대한 군더더기를 버렸다. 대신 화려한 무대씬에 등장하는 무대복은 대부분 MBC 의상제작팀에서 드라마를 위해 자체 제작한 것들이다.  

반면 김민정은 핫팬츠에 웨스턴부츠, 레깅스와 원피스 스타일 티셔츠, 커다란 원포인트 프린트 셔츠 등 심플한 스타일링에 화려한 귀고리나 목걸이, 스카프, 스팽클 장식의 모자 등 예사롭지 않은 소품을 포인트 액세서리로 활용한다.  

김민정의 스타일에는 극중 캐릭터처럼 당당함이 엿보인다. 억지로 섹시하게 보이려 노출을 시도하기 보다는 김민정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살릴 수 있는 심플한 스타일링으로 승부한다. 레깅스와 몸에 딱 맞는 티셔츠, 그녀의 캐릭터와 묘하게 닮아있는 프린트의 티셔츠 등이 이따금 우아한 분위기마저 연출한다. 모자 등 김민정의 스타일링 포인트로 등장하는 포인트 액세서리는 주로 ‘아일랜드 스타일’과 ‘파라수코’에서 협찬받는다. 트레이드 마크인 웨스턴 부츠는 대부분 드라마를 위해 구입한 것이지만 간혹 ‘호간’ 제품이 등장하기도 한다.  

남자배우들의 스타일링도 주목할만하다. 잔잔한 프린트의 깃 넓은 와이셔츠, 편안한 세미정장 스타일의 화이트 수트 등은 유난히 살이 빠진 이성재의 몸매와 썩 잘 어울리는 스타일링이다. 극의 초반, 이성재는 롤업진에 화이트 민소매 티셔츠를 매치에 마른듯 보이는 몸매 속 근육질을 과시하기도 했다.  

강력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댄스그룹에서 가수로의 변신을 꿈꾸는 ‘오버 더 레인보우’의 지현우를 비롯한 갱스터 군단은 헐렁한 힙합 팬츠와 레이어드 티셔츠, 비니 등으로 파워풀한 분위기를 선보이고 있다.  

 

TV리포트 패션칼럼니스트 김지은






2006.09.04 (13: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