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김지훈 “포스터에 제 얼굴이…감격시대죠”

생기발랄함으로 차있던 그의 눈빛이 한층 깊어졌다. MBC 일일극 ‘얼마나 좋길래’에서 우직한 청년 동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탤런트 김지훈의 달라진 면모다.

주먹만한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 거기에 근육질 몸매까지. 김지훈의 이름 석자 앞에는 항상 ‘꽃미남’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2001년 M.net 핫라인 VJ 로 데뷔해 KBS ‘러빙유’와 SBS ‘흥부네 박터졌네’ 와 ‘토지’ , MBC ‘사랑찬가’ KBS ‘위대한 유산’까지 데뷔 후 매년 한 작품씩에는 꼭 얼굴을 내밀었지만 김지훈을 아는 대중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무명의 시간을 곱씹으면서 보냈던 5년의 시간. 요즘 데뷔 후 처음 행복감을 느끼게 됐다는 고백이다. 화려한 김지훈의 비상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포스터에 내 얼굴이!!!

“그저 행복할 뿐이에요.”

5년 간의 희열감이란다. 연기를 시작한 지 만 5년. 첫 출발은 그저 여느 꽃미남 배우와 같았다. 시트콤 출연 10대 팬들이 열광하는 아이돌 스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있었다.하지만 연기력을 쌓으며 인정받는 것이 먼저라는 고민을 지울 수 없었다.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주변 상황 또한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작품을 거쳐오면서 성숙함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그동안은 주목을 못받으니 스스로 작품에 대한 기대를 애초에 줄였는데… 그저 인정받는 날이 올 때까지 묵묵히 일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졌죠.”

뼈아팠던 서러움만큼 요즘의 행복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일일극 주연. 하지만 그 바탕에는 그동안 이 악물고 갈고 닦은 김지훈의 노력이 배여있다.

“포스터에 제 얼굴도 나오더라고요. 제 분량이 많이 나오니까 재미도 있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고…행복감의 연속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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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하루에 2~3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빡빡한 스케줄이지만, 육제적인 피로 따위는 느낄 새도 없단다. 그동안 쌓였던 연기의 ‘한’을 톡톡히 풀어버리겠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솔직히 인정해요. 그동안 연기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은 조금씩 안정된 느낌을 스스로 갖게 돼요.”

자신의 연기에 대해 ‘독’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스스로 내뱉는 솔직함. 김지훈에게서 풍겨지는 또 다른 매력이다.

#듬직한 동수, 긴장감 늦출 수가 없어요!

‘얼마나 좋길래’의 동수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도맡아 온 인물이다. 자그마한 어촌 마을에서 톳장사로 어렵사리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정의와 의리 그리고 가족사랑에 온몸을 내던지는 듬직하고 남자다운 남자다.

하지만 실제 성격은 쾌활명랑 장난꾸러기 기질이 다분하다. 그로 인해 가끔 연기 중 듬직한 동수의 모습이 사라질 때가 있어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는 고백이다.

그가 맡아온 역할은 항상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 듬직한 남자였다. 철없는 아버지 역할을 대신하는 철든 재벌집 외동아들, 가난을 이겨내고자 성공에 올인하는 남자, 카리스마 넘치는 재벌남 등이다. 이번 역시 속 꽉찬 장남 역할. 이미지 고정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터지만, 김지훈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이제 고작 몇작품 안했는데요. 뭘. 이제껏 해온 역할들이 비슷하긴 했지만, 조금씩 다른 부분이 많았어요. 아직 그런 쪽으로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진 않아요. 지금은 그저 열심히 할 뿐이죠.”

한순간에 떠버린 스타가 아닌 5년 간 인고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일까. 연기에 대한 부분에서는 거듭 머리를 조아리는 겸손함이 돋보인다. 그렇지만 연기가 좀 무르익을 때쯤엔 도전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단다.

“제가 가지고 있는 털털함과 명랑한 모습을 한번쯤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도 강한 남자보다는 부드러운 남자가 좋거든요. 하지만 조급해하지는 않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니까 나중에라도 잘 보여드릴 수 있겠죠.”

#슬로우 슬로우…평화주의자!

승부욕이나 경쟁심 같은 것은 없다. 자기보다 늦게 데뷔한 친구가 먼저 떠버린 상황에도 박수를 보내줄 수 있다는 설명. 그저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 스스로에 대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단다.

“말하자면 평화주의자인 거죠.(하하) 긍정적인 성격이라서 웬만하면 화도 잘 안내요. 저도 똑 같은 상황에서 실수할지 모르는 일인데, 이해할 수 있는 건 이해해줘야죠.”

열혈 20대 청년답지 않은 속깊은 설명. 하지만 이런 낙천적인 성격으로 인해 주변에서는 ‘승부근성’을 기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털어놓는다.

독기를 품어야 강인한 눈빛이 나오는데, 그의 눈빛에서 아직은 강함보다는 선함과 웬지 모를 서글픔이 짙게 배여나오기 때문이다.

“예전에 정재영 선배가 출연했던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를 본 적이 있어요. 정말 양아치 쓰레기 건달 역을 맡아서 오기 밖에 안남은 듯한 연기를 보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죠. 저도 나중에 꼭 그렇게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김지훈의 10년 후는?

“36살이 돼있겠네요. 흠, 자리 잡고 물이 올라서, 아마 한창 잘나가는 연기자가 돼있지 않을까요? 스크린과 브라운관 섭외 1순위 ‘김지훈’. 아~! 생각만해도 피곤해요. 하하~”


약 30초간 골똘한 생각 끝에 내놓은 배우 김지훈의 10년 후 청사진. 장난기 가득한 설명 속에서도 연기자로서 성공하고픈 김지훈의 바람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일일 드라마라서 노출빈도가 높아졌나 봐요. 길을 걷다보면 말을 걸어오는 아주머니들도 생겨나고…미니홈피에도 출연 전보다 7~8배나 방문자 수가 늘어났어요. 완전 인기실감이죠.”

연기자로서 정점을 딱 짚고 싶지 않다는 김지훈. 꼭지점에 도달하면 내리막길 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산넘어 산이라고…계속 등반한다는 기분으로 연기할려고요. 연기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그런 것 같아요. 구름에 가려져있지만, 금새 또 나타나고, 그러면 또 넘어야하고… 제 자신에 대해 넘어야할 숙제들을 풀어내겠습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깊었던 만큼 그에 대한 생각도 많아진 탓일까. 조목조목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읊어내는 김지훈에게서 여느 신예답지 않은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저 여타 꽃미남 유망주에서 연기자로 성장해나갈 그의 모습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뉴스엔 이현 기자(tanaka@newsen.com)






2006.08.10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