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네 안에 ‘해신’ 있다!

고구려의 건국사를 그린 MBC 특별기획 드라마 ‘주몽’에서 2004년 11월부터 6개월가량 방송됐던 KBS 드라마 ‘해신’의 오마주가 느껴져 눈길을 끈다.

‘해신’은 방송 당시 전국시청률 30%가 넘는 인기드라마였다. 신라시대 해상왕국을 꿈꿨던 장보고를 중심으로 염장과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맞대결, 설평 상단과 이도형 상단의 갈등에 자미부인과 조장길이 가세한 복잡한 미묘한 관계, 정화를 둘러싼 애틋한 애정관계가 얽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중인 ‘주몽’에 ‘해신’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송일국이 주인공인 주몽 역을 맡았다. 여기에 당시 ‘염장’ 송일국과 어쩔수 없이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었던 조장길 역의 이재용이 주몽을 견제하는 대사자 부득불 역을 맡아 악연 아닌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장길의 부하였던 출연자는 부여의 대장군 흑치로 출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신’에서 염장을 죽이려다 염장의 심복이 됐던 여호민은 ‘주몽’에서 오이 역을 맡아 송일국을 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몽’ 속 ‘해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8월 15일 방송된 ‘주몽’ 25회 분에서는 ‘해신’을 촬영했던 전남 완도에 마련된 세트가 배경으로 등장했다. 주몽일행과 연타발 상단, 대소왕자가 찾은 현토성이 바로 그 곳이다. 장보고 일행이 자주 거닐던 저자거리에는 이제 ‘주몽’의 연기자들의 것이 됐다. 또 설평 상단의 저택은 현토성 태수의 관저로 쓰였다.

‘해신’의 세트장이 ‘주몽’의 배경으로 쓰인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현토성이 한나라의 영역이었던 만큼 중국 양식의 배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해신’이 중국 양주 상방을 배경으로 했던 만큼 세트는 중국풍으로 지어졌다. ‘주몽’ 제작진은 이미 전남 나주에 대규모 세트를 건설한 상태고, 현토성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또다시 세트를 건설하거나 중국 로케이션을 다녀올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해신’ 세트를 활용하게 된 것이다.


‘주몽’이 ‘해신’의 세트를 활용한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해신’은 KBS 드라마였고, ‘주몽’은 MBC에서 방송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또 ‘해신’의 주역이었던 송일국이 다시 완도를 방문한 것도 나름대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트의 재활용이다. 최근 사극을 비롯한 드라마들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대규모 오픈세트를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이 끝난 후 오픈세트가 뚜렷한 이익을 발생시키지 못하고 되려 퇴물처럼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해 ‘주몽’의 ‘해신’ 세트 활용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길을 연 셈이다.

[OSEN 박준범 기자]






2006-08-16 (0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