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집중탐구] 캐릭터 관계도 + 명장면 감상기

<주몽> 그 장면에 숨은 이야기를 들려줌세



수많은 팬들이 월드컵도 잊은 채 기다리는 <주몽>의 매력은 듣는 순간 가슴에 파고드는 대사, 배우와 제작진이 온몸을 던져 찍은 장면들로부터 나온다. 잊을 수 없는 대사, 각 장면의 숨은 의미, 촬영 당시의 비화들을 모았다.



# 1 금와와 해모수는 현토성에서 열린 검술대회에 출전한 척하고 무예를 겨루다가 한나라 황제의 신하를 죽이고 대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뒤 도망친다. 해모수가 팔에 부상을 입은 금와에게 “만약 팔을 잃게 되면 내 두 팔을 평생 네 것처럼 써라”고 말하는 대목은 “아프냐? 나도 아프다”로 수많은 다모폐인들을 사로잡았던 정형수 작가의 작품. 역사 속에서 서로 만났다는 기록조차 없는 금와와 해모수가 뜨거운 우정으로 묶여 있다는 설정은 이야기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었고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서로에 대한 둘의 우정과 신뢰를 확인시켰다.



# 2 금와의 아버지인 부여의 왕과 손잡고 고조선의 유민들을 모아 한나라에 항거하기로 한 해모수는 승리를 확신한다. “적은 살아 돌아가기를 원하고 우리는 죽어 지킬 것이기 때문입니다”라는 대사는 애국심이나 대의명분 등 현대극에서 다루기 힘든 주제를 살려내며 사극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 3 부득불의 명으로 유화와 어린 주몽을 해치러 온 적치 대장군. 주몽 모자의 목숨을 한 칼에 앗아가려던 그는 어이없게도 번쩍 들어올린 칼에 벼락이 내려 죽는다. 기본적으로 동명성왕 설화를 바탕으로 하되 최대한 현실적으로 육화된 이야기로 다루려던 작가들이었으나 초자연적인 힘이 주인공을 보호한다는 식의 판타지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고. 확률적으로 극히 낮은 편이긴 하나 벼락으로 인한 감전사가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완전히 판타지인 것도 아닌 셈이다.



# 4 부여를 세운 시조로부터 내려오는 신물 ‘다물활’을 보러 가던 길에 배다른 형들의 계략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긴 주몽은 결국 다물활을 찾아내어 시위를 건다. 형들이 구부리지도 못했던 활은 주몽의 손아귀에서 부러지는데, 이는 사고뭉치 주몽이 저지른 또 하나의 실수가 아니라 그가 장차 부여가 아닌 새로운 국가의 왕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복선이 된다.



# 5 주몽이 바위 위에서 무술을 연습하는 장면은 처음에 여섯 시간 동안 연달아 찍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어 주몽 역을 맡은 배우 송일국이 양말을 벗자 발바닥의 살갗이 다 찢겨 있었다고. 운동화도 아닌 바닥이 얇은 신을 신고 뛰느라 물집이 터지다 못해 벗겨진 살갗이 양말에 붙어 나올 정도였지만 정작 송일국은 아픈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고 하니 ‘염신’(<해신>에서 송일국이 맡은 염장을 팬들이 부르는 말)에 이은 또 하나의 영웅 탄생은 당연한 결과일 듯.



# 6 동굴감옥에서 주몽이 해모수에게 검술을 배우는 장면을 찍는 데는 23시간이나 걸렸다. 횃불조차 켜지 않는 설정이라 특수효과 팀이 몰래 프로판 가스로 불을 피웠다.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누구에게도 프로판 가스로 불 피운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산소가 모자라 머리가 멍해진 배우와 스태프들이 모여 앉은 채로 꾸벅꾸벅 졸았고 이 장면을 촬영한 김 근홍 PD는 산소마스크를 써야 했다고. 알고 보면 목숨을 걸고 촬영한 장면들, 그래서 <몽테크리스토 백작> 못지않은 감옥 안 검술 신이 탄생했다.



[매거진T   글 / 최지은]





2006-06-15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