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와‘운명’은 ‘주몽’의 키워드?

“저와 ‘거래’를 하시겠습니까?”(주몽)“저도 ‘거래’를 하겠습니다”(소서노)“왕자님에게 제 ‘운명’을 걸겠습니다”(소서노)“저도 아가씨에게 ‘운명’을 걸겠습니다”(주몽)

요즘 시청률 40%선을 오르내리며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MBC 월화사극 ‘주몽’에서 유독 자주 등장하는 대사의 단어가 바로 ‘거래’와 ‘운명’이다. 또한 장면 중 거래와 운명을 드러내는 장면이 극적 갈등의 주요한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주몽’을 이끌어가는 극적 기제가 ‘거래’와 ‘운명’이라는 사뭇 다른 빛깔의 두가지 키워드다.

‘거래’와 ‘운명’을 적절하게 배치해 ‘주몽’의 드라마적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는 셈이다. 우선 ‘주몽’의 주요 등장 인물들의 관계 형성이 거래와 운명으로 엇갈리면서 형성되고 있다.

주몽의 부모인 해모수(허준호)와 유화(오연수)의 만남은 운명이었고 해모수에 대한 죄책감에 금와왕(전광렬)이 유화와 주몽을 거둔 것은 거래였다. 한나라의 공격으로 인해 부상을 당한 해모수가 마을을 찾아가 우연히 유화를 만나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게 됐다. 그리고 해모수의 실종을 죽음으로 생각한 금와가 유화와 주몽을 거둔 것은 해모수에 대한 죄책감을 덜려는 일종의 거래였다.

소서노(한혜진)가 주몽(송일국)과 대소(김승수) 두왕자를 처음 만나며 자신의 상단과 부족의 이해득실을 따지며 저울질 하면서 만남의 강도를 조절하는 첫단계는 거래였다. 하지만 대서와의 만남은 거래의 연속이지만 주몽과의 만남은 이제 조건을 따지며 만나는 거래의 단계에서 벗어나 (18일 방송분에서)운명으로 바뀌었다.

‘주몽’의 이야기는 주몽이 고구려를 건국하는 과정과 소서노와 멜로 라인 두축이 이야기의 주요한 얼개이다. 주몽과 소서노의 만남은 거래로 시작됐지만 이제 운명으로 바뀌었다. 그 운명 앞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이것의 극복과정이 ‘주몽’의 중반부의 주요한 내용의 일부가 될 것이다.

‘주몽’에서의 ‘거래’와 ‘운명’은 주요 인물들의 관계의 형성을 결정짓는 변수이기도 하지만 극적 전개의 주요한 기제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인물성격을 규정짓는 변수이기도 하다. 특히 인물성격을 규정하는 요소로 중요하게 작용한다. ‘주몽’에서 주몽과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대소는 거래를 주로 하는 인물로 묘사되면서 강함을 드러낸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아버지가 자신의 생명처럼 여기는 해모수의 시신을 한나라의 주구, 양정에게 건네주며 소금 교역을 유지시키는 협상력을 발휘하는 등 거래에 방점을 둔 인물로 그려진다.

또한 대서의 편에 선 부득불(이재용)은 냉철한 정치적 계산을 하며 거래의 명수로 그려지고 주몽에게 힘이 돼주는 모팔모(이계인)는 아무런 조건없이 도움을 주는 운명적 색채가 강한 인물로 묘사된다.

거래는 조건과 현실을 따지며 이뤄지는 행위이다. 그리고 운명을 강조하는 것은 외형적 조건이나 현실을 뛰어넘는 행위나 행동을 말할 때 즉 무조건적인 사랑이나 헌신을 언급할 때이다. 거래에 가중치가 가있으면 매우 합리적이고 현실성을 띄지만 무미건조하고 인간미가 사라지고 운명을 강조할 때는 순수함은 돋보이지만 숙명지향적이고 비현실적이며 감정의 헛된 과잉을 초래할 수도 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거래에만 초점을 맞추며 사실성은 높아지지만 드라마적 재미가 상실되는 단점이 있고 운명을 강조하다보면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환타지는 높지만 우연성의 남발과 리얼리티의 저하를 가져온다.

‘주몽’은 ‘거래’와 ‘운명’을 현재까지 적절하게 배합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앞으로 ‘주몽’의 ‘거래’와 ‘운명’을 드라마의 두축인 고구려의 건국과정과 주몽과 소서노의 멜로라인에 어떻게 전개시킬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거래와 운명은 '주몽'의 주요 인물의 성격과 관계를 형성하는 주요한 키워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2006-07-19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