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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없이 아이가 생겼기 때문에 억지로 결혼한 부부가 있다. 유치원생 지은은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해보지만 엄마 인애(박지영)는 남편(안내상)과의 불화와 자신의 일로도 벅차다. 그런 와중에 유치원 버스가 전복사고를 일으켰고 엄마 인애는 미친 듯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비규환의 절규 속에 다행히 무사한 지은.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지만 아이는 섬뜩한 말을 내뱉으며 엄마 인애의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가정부 할머니를 해코지하는가 하면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병원 가서 아이를 지우고 싶다는 말을 했던 인애의 과거 행동이 지은의 입을 통해 술술 나왔다. 엄마는 나를 귀찮아하고 놀아주지 않는다며 이상한 행동을 일삼는 지은때문에 인애는 마음이 고통스럽다.
그런가운데 며칠만에 집에 온 남편에 의해 인애가 지은의 환영과 환청에 사로잡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고 당일 지은은 목숨을 잃었다는 것. 그동안 아이와 나누었던 섬뜩한 대화들은 모두 인애가 혼자 중얼거렸던 것이고 아이를 제대로 사랑해주지 못했던 괴로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극은 아이의 존재가 인애의 마음에서 비롯된 환영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며 아이에게 사랑을 주지 못한 엄마의 심리와 가슴이 저밀듯한 절박함을 실감나게 그려줬다. 극은 공포적인 요소와 함께 고도의 긴장감이 어린 심리극으로 흐르는 듯 보였다. 그런 가운에 마지막 반전이 예상치 못한 감동을 전해주며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어린 딸에게 사랑도 주지 못하고 모진 말로 아프게 했던 자신을 돌아보던 인애는 `우리 아가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집안의 모든 문을 잠그고 가스중독자살을 시도했다. 딸을 그리며 밀폐된 집안에서 서서히 눈이 감겨갔다. 뒤늦게 남편이 밀폐된 집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애를 썼지만 역부족이었던 긴박한 상황. 그때 딸 지은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엄마 눈감지 마요...엄마 눈 떠봐요..."
어느 결에 천사같은 딸 지은이 힘겹게 창문을 열어 제쳤다. 그리고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애를 향해 맑은 미소를 짓고 홀연히 사라졌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한 미소였다. 혼미한 정신 속에 눈물 흘리며 사라진 딸을 잡으려는 인애. 활짝 열린 창문사이로 흰 커튼 자락이 나부끼는 풍경 속에서 두 부부가 망연자실 앉아있는 장면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환영이 아닌 진짜 지은이 찾아와 창문을 열어 엄마를 살리고 떠났지만 부모의 가슴은 그대로 사무쳤다.
끔찍이 사랑하던 자식을 먼저 앞세운 부모들의 가슴도 애통한데 제대로 사랑해주지 못하고 보낸 부모들의 찢어지는 가슴과 죄책감은 두말할 필요 없을 듯. 이날 시청자게시판은 뜨거운 눈물소감으로 도배됐다.
"정말 베스트극장 다운 드라마,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처음엔 그냥 뻔한 반전이려니 생각했는데 그 반전을 뒤집는 감동이 있었다"는 반응.
한 시청자는 "요즘 같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시대에 어린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끼고 겪었을 법한 내용"이라며 "한창 말썽부릴 나이인 아이가 때론 귀찮고 잘 놀아주지도 못하는 못된 부모였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정말 반성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가족애를 되돌아보게 만들어줬던 작품으로, 베스트극장의 명성에 걸맞는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사진=방송화면중)[TV리포트 하수나
기자]mongz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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