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유하준 “변태오빠 별명이 내공 증명”
탤런트 유하준처럼 시청자들의 눈을 단번에 휘어잡은 연기자는 드물다. MBC 수목 드라마 ‘어느 멋진 날’에서 성유리의 양 오빠 태원 역으로 결코 쉽지않은 연기를 소화해 내고 있다. 실감나는 연기 탓에 ‘변태오빠’라는 민망한 닉네임이 붙긴 했지만 실제 유하준은 성실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인복(人福)은 나의 힘”

유하준은 술을 사야 할 사람이 두 명이 있다. 바로 조승우와 지진희. 어떤 인연일까.

“2년 전 소속사(싸이더스HQ)와 처음 계약을 했어요. 사실 그 전까지는 혼자 활동하다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여기서 조승우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영화 ‘하류인생’을 함께 찍을 때 였는데, 마침 조승우가 싸이더스HQ 소속인 황정민·지진희 선배와 친한 탓에 저를 소개시켜줬죠.”

지진희는 ‘인생 선배’라고 한다. 조급하고 초조하던 신인시절에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줬다는 것이다.

“제가 작품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초초해 할 때 ‘너에게 맞는 작품이 분명히 올 것’이라며 ‘대신 그 기회가 왔을 때는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내공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쌓아야 한다’고 신뢰감 있게 말했고, 그 말에 많은 힘을 받았어요.”

이후 유하준은 소주 마실 시간에 책을 보고 영화를 봤다고 한다. 반면 드라마에서 함께 열연하는 공유에게는 술을 얻어먹을 상황이다. 공유와 유하준은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고 있으며, 소속사도 같다.

“공유와는 격투장면이 두 번이나 있었어요. 물론 제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상황이었죠. 연기로 싸우지만 실제로 주먹에 얼굴을 빗맞기도 하죠. 얼마전 찍은 격투신에서는 정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고생했죠. 공유도 ‘드라마 끝나면 꼭 소주 한 잔 사겠다’고 약속했죠.”

#“변태 오빠 이제 그만”

사실 유하준이 이만큼 인지도를 높은 것은 ‘변태 오빠’ 캐릭터 때문이다. 극중 어려서 죽은 여동생을 대신해 입양된 성유리에게 극도의 증오심을 갖다가, 이 증오가 사랑으로 변하면서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이는 캐릭터다.

“시놉시스를 보고 무척 탐나는 배역이다고 생각했어요. ‘태풍의 눈’이잖아요. 항상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스스로도 감정을 폭발시키는 역이죠.”

문제는 유하준의 연기가 너무 실감났다는 점이다. 특히 극중 성유리를 덮치는 장면에서는 여성팬들의 지탄 아닌 지탄을 받아야 했다.

“원래는 하늘(성유리)의 손만 붙잡고 넘어 뜨리는 장면이었고, 단번에 OK사인을 받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녹화분을 보던 감독님이 ‘도무지 실감 나지 않는다. 겨우 하늘을 넘어뜨린 것 가지고 건(공유)이 태원(유하준)을 두들겨 패니까 오히려 건이 나쁜 놈처럼 보인다’는 거죠. 두들겨 맞을 짓을 하려다보니 태원의 행동이 격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하늘의 옷까지 잡아 뜯게 된 거예요. 찍고 나서 민망해 혼났어요.”

유하준은 드라마에서 ‘변태스러움’을 서서히 벗어내고 있다. 새 작품에서는 변신도 예고하고 있다. 정우성·김태희와 함께 찍은 영화 ‘중천’에서 천진난만한 퇴마사 역할로 팬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글 강영구기자 ilove@kyunghyang.com·사진 김기남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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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3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