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오연수,“고전적 이미지 한때 싫었죠”

90년대 ‘고전미의 대명사’로 불렸던 오연수는 요즘 제대로 ‘물’을 만났다. SBS ‘만강’ 이후 11년 만에 출연한 사극 ‘주몽’(극본 최완규 정형수ㆍ연출 이주환 김근홍)에서 한나라 철기군에게 가족이 몰살 당한 한(恨)과 해모수(허준호 분)와의 가슴 시린 사랑을 간직한 유화 역으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요즘에는 주몽(송일국 분)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때로는 모진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몽’ 돌풍의 주역으로 꼽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고전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말이 싫었어요. 그런데 현대극만 하다보니 시대극과 사극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주몽’ 출연을 결정했죠. 하지만 드라마의 성공을 좌우하는 1~3회까지 해모수, 금와(전광렬 분), 유화 세 명이 이야기를 주도하는 점이 부담이었어요, 그러나 첫 방송 뒤 미용실에서 만난 20대 여성 분들이 ‘원래 사극은 안 보는데 ‘주몽’은 너무 재미있다’란 말을 듣고 안도가 됐어요.” ‘주몽’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연수는 사실 데뷔작부터 미모와 연기력을 함께 인정받았던 몇 안 되는 여자 스타다. 90년 만19세에 MBC 공채 탤런트 시험에 합격해 그해 고두심과 함께 출연했던 데뷔 드라마 ‘춤추는 가얏고’는 지금도 첫 손가락에 꼽는 오연수의 대표작이다. 이후 오연수는 90년대 대표 꽃미남 스타인 손지창과의 결혼으로 다시 한번 화제를 뿌리며 연기생활에도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를 얻었던 하이틴 배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한 계단 한 계단 차근차근 밟아왔죠. 지난 2004년 방송됐던 ‘두 번째 프로포즈’는 제게 ‘제2의 연기인생’을 열어준 작품이에요. 극중에서 자식이 있고 남편이 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실제 결혼생활이 드라마 속 상황을 표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결혼이 제게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이죠.” 남편의 전폭적인 지원과 여덟살ㆍ다섯살배기 아들의 “엄마 촬영 잘 하고 오세요”라는 응원 메시지가 ‘주몽’ 촬영 및 연기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환하게 미소짓는 오연수는 스스로 행복한 연기자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 바람도 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를 보면 나이, 결혼, 출산 여부에 관계없이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미시배우가 출연할 수 있는 작품과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은 한정돼 있거든요. 이런 점은 빨리 변화됐으면 해요.” 오연수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유화부인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도 풀어주었다. “많은 시청자께서 주몽이 스무살 정도로 성장했는데 유화부인의 모습은 왜 예전과 같은지 자주 물어보세요. 그런데 유화가 주몽을 낳은 게 10대니까 극중 유화는 현실의 저와 같은 30대 중후반 여성인 거죠. 그렇게 생각하시면 이해가 훨씬 잘 되실 거예요.”

[헤럴드 생생뉴스 길혜성 기자]






2006-06-08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