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도 2세 경영(?) 붐

기업만 2세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연예계도 2세 경영이 한창이다. 과거 부모 후광을 업고 무분별하게 연예계에 뛰어들었던 것과 달리 기획사에 소속되어 체계적인 수업을 받고 연예계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용건-하정우(탤런트), 서인석-서장원(배우), 최주봉-최규환(탤런트), 이덕화-이지현(데뷔준비 중), 태진아-이루(가수), 박근형-박상훈(가수)이 대표적인 2세 연예인들이다.

가업(家業)을 잇는 연예인 2세들이 이슈가 되는 배경은 뭘까.

조이 엔터테인먼트 김상훈 실장은 “연예인이 가장 촉망받는 직업으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연예계에 진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부모에 의해 자연스럽게 연예계의 분위기를 익히며 데뷔 노하우를 터득해 기획사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들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가업을 이으려는 스타 자녀들이 많아지고, 2세 연예인 속출은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예전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집을 나와(?) 연예인이 되곤 했지만 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연기나 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온 실력파들이다.

국내파 - 최규환 하정우 서장원

최규환(최주봉)·하정우(김용건)·서장원(서인석)은 최주봉·김용건·서인석 등 중견 탤런트의 아들들. 이들 셋은 연예인 배출의 산실인 중앙대 출신.

하정우는 “아버지는 저에게 아버지이기 전에 연기자이고 선배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연기를 보고 자란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아버지를 불편하지 않게 해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단편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다진 하정우는 지난해 방영된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대통령 딸의 경호원으로 나와 신인답지 않은 편안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또 최근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서장원과 함께 나란히 칸의 레드 카펫을 밟고 올 정도로 메가톤급 신인으로 급부상중이다.

하정우와 함께 국내파 연예인 2세인 서장원은 “어린 시절 촬영장이 너무 궁금해 가보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한 번도 데려 간 적이 없었다. 아버지 몰래 연기학원을 다니며 배우자의 꿈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몰래 연기학원을 다니며 입시 준비를 한 서장원은 대학에 합격하면서 아버지의 신임을 얻었다. 여전히 혼자서 일궈가길 바라는 서인석의 뜻에 따라 그는 밀려들어오는 시나리오와 대본을 뒤로 하고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밟아 가는 중이다.

서장원 소속사인 멘토 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섬세한 이목구비와 커다란 눈망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뛰어난 연기력의 신예"라고 평가하며 “이준기 못지 않은 대형 신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규환은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감초 연기로 시작, 최근 MBC 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에서 한참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그는 아버지의 인상적인 눈매를 물려 받아 표정연기에 있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해외파-이루 이지현 박상훈

이루(태진아)·이지현(이덕화)·박상훈(박근형)은 해외 명문대에서 수학하고 돌아온 해외파다. 이루는 보스턴 버클리 음대에서, 이지현은 미국 뉴베리대학에서, 박상훈은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에서 수학했다. 버클리 음대는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두 말 할 것도 없는 명문대며, 박상훈이 나온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은 멜깁슨의 출신대로 유명한 곳.

이루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음악성을 타고나 노래는 물론이고 작사·작곡까지 해내는 싱어송라이터. 보스턴 버클리 음대 피아노과 휴학 중인 이루는 가수가 된 현재도 매일 피아노 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배우 출신의 여느 부모들과 달리 태진아는 이루의 트레이닝과 홍보를 위해 적극적이다.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수학한 박근형의 아들 박상훈은 멜로브리즈라는 그룹을 결성해 지난 3월 1집을 냈다. 박상훈은 1집 수록곡 14곡 중 9곡을 작곡할 정도의 능력을 가진 음악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시절 호주 ‘2Day FM Battle of Bands’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실력파다.

현재 데뷔 준비중인 이덕화의 딸 이지현도 미국 뉴베리대학에서 수학하고 온 해외파. 이지현은 아버지의 후광이 싫어 극비리에 데뷔를 준비하다가 이덕화와 함께 출연했던 <스타자서전>으로 알려졌다. 특히 뚜렷한 이목구비와 아버지를 닮은 날카로운 눈빛이 인상적이라는 평. 이지현의 소속사인 팬텀 엔터테인먼트 이용현 실장은 “지현이가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싶어 한다. 현재 연기자로서 수양을 쌓기 위해 공부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주일에 2회에 걸쳐 2∼3시간씩 개인 연기지도를 받으며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철저히 수업중이다.

이 실장은 “연극적인 연기에 가장 중점을 두고 수업하고 있습니다. 연기를 지도하는 선생님들이 아직 테크닉은 부족하나 연기자로서 진실된 모습은 높이 살만 하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익혀온 연예계 분위기와 부모에게서 받은 끼 그리고 체계적으로 받은 트레이닝 때문에 뉴 브랫팩 군단이라 불리는 연예인 2세들. 부모의 스포트라이트를 등에 업고 또는 배제하고라도 준비된 연기자 또는 음악인으로 당당히 가업을 잇는 연예인으로, 연예계도 2세 경영 시대를 열고 있다.

홍미경 기자(blish@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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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2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