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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임예진, 80년대 하희라 채시라, 90년대 김희선. 각 시대를 대표했던 이들 하이틴 스타들은 예쁜 외모를 앞세워 또래 팬들에겐 ‘환상’을 심어 주었고, 때묻지 않은 매력으로써 연세 있는 팬들에겐 ‘순수로의 귀환’을 제공했다. 이처럼 하이틴 스타들은 기존의 톱스타들에게서는 ‘다시 찾기 힘든’ 이미지들을 갖고 있기에 오랜 시간 ‘연예계의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새로운 하이틴 스타가 출연할 때 마다 팬들이 열광하고 있는 이 때문이다. 그리고 2006년 현재 ‘하이틴 스타’의 중심에는 이연희(18)가 있다.

현재 분당 중앙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연희는 지난해 KBS2 ‘해신’에서 수애의 아역으로 연기 신고식을 치른 뒤 ‘금쪽 같은 내 새끼’ ‘부활’ 등의 드라마에 연속 출연하며 시청자들에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올 2월 개봉했던 스크린 데뷔작 ‘백만장자의 첫 사랑’를 통해 연기 데뷔 불과 1년 여만에 여주인공을 꿰차는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였다.

방송계와 영화계에서 이연희를 주목하는 이유는 하이틴 스타인 그에게서 ‘성숙미’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이연희가 170cm의 큰 키와 서구적인 마스크를 지녔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는 31일 첫 방송될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어느 멋진 날’을 통해 ‘성인급 멜로 연기’에 본격 도전할 수 있게 된 데도 이연희의 성숙미는 호재로 작용했다.

“많은 분들께서 저를 실제로 보고 나면 고등학생이 아닌 줄 아세요. 대부분 실제 나이보다 많이 보시죠. 하지만 저는 이 점을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할 을 맡을 수 있잖아요. ‘어느 멋진 날’에서 공유 오빠가 연기할 ‘서건’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구효주 역을 연기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아요.” 하이틴 스타의 장점에 성숙미를 더한 이연희는 ‘어느 멋진 날’을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설 생각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마음 속에 간직해 왔던 역할들을 주로 맡아왔던 전작들과는 달리 ‘어느 멋진 날’ 속 구효주는 사랑 앞에 솔직한 털털한 성격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성격과 달라서 그런지 효주를 연기하는 게 오히려 너무 즐거워요. 앞으로 있을 공유 오빠와의 키스신 등이 조금은 부담되기도 하지만 저와 서건을 사이에 두고 삼각 관계에 빠질 서하늘 역의 (성)유리 언니 등 연기자 및 스태프들이 마치 친동생처럼 잘 챙겨 주셔서 자신있게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여러가지 매력을 지닌 이연희이지만 하이틴 스타를 넘어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어느 멋진 날’의 신현창 PD는 이연희에 대해 “경력이 짧고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아직까지 선배 연기자들에 비해 연기 테크닉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 PD는 “이연희는 순수와 열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때는 상대 배우와의 감정신을 주도하기도 한다”며 “세세한 부분의 연기에 대해 경험을 쌓아 나가면 앞으로 좋은 연기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