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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시선을 끌어야 하는 드라마 1, 2회에 주로 선정적인 장면이 등장하곤 하는데, 수영복, 속옷 장면은 예사고 원나잇 스탠드를 유도하는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심지어는 탈의실 몰카까지 등장해 낯을 붉히게 만든다. 이런 지적에 대해 드라마 제작자는 창작의 자유를 가로막고 너무 보수적인 생각이라고 반격할 수도 있다. 또 “드라마 시청 등급제가 존재하는 마당에 굳이 이런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냐”고 볼멘소리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장르다. 15세 관람가였던 드라마 ‘궁’의 시청자 중 상당수가 15세 미만 학생이었다는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 조사자료에서도 볼 수 있듯 안방극장에서의 등급제한은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드라마가 시작할 즈음 종종 등장하는 선정적인 장면은 극의 개연성보다는 시청률 선점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시청률이 외주 드라마의 차기 편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실제 몇몇 제작사들은 수영복 사진 등을 홍보 자료로 활용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관심을 불러일으켜 시청자들이 채널을 고정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개연성은 무시한 채 단순히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청자를 현혹시키는 것은 의미없는 자극성의 확대 재생산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 초반부의 선정성은 사극의 전유물이었다. 상당수의 사극 드라마의 초반부엔 의례 여주인공의 목욕 신이나 키스 신이 등장했다. 처음엔 자제하던 연출자들도 초반 선정성을 통해 시청률 우위를 확보한 드라마가 선전하자 너도 나도 뒤따르는 형태를 보였다. 옛날이라고 해서 목욕이나 키스를 하지 않았던 건 아니겠지만 마치 ‘사극의 공식’처럼 나오는 이런 장면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생뚱맞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선정성을 내세운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요즘 화제에 오르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주몽’의 선전은 주목된다. ‘주몽’은 허준호-오연수, 송일국-한혜진의 러브 스토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키스신이나 여주인공의 노출장면 없이 25%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선정성보다는 내용에 충실하고자 했던 연출진의 의도가 시청자의 호응을 얻어낸 것이다. 자극적인 장면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온 제작진에겐 좋은 본보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