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연기 시원하게 잘하는 배우를 만났다.
현재 탄탄하고 감동적인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양동근과 한가인의 출연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닥터 깽(박성수 PD 연출)에서 석희정 검사 역을 맡은
배우 이종혁말이다.
멀쩡한 허우대에
검사라는 번듯한 엘리트급 직업도 갖고 있을정도로 머리도 좋아 보이는데 좋아하는 여자 앞에만 가면 소심남으로 변한다.
입가에
고추장이 묻었을 경우 다른 드라마의 남자주인공 같으면 느끼하게 웃으며 쓱하고 손가락으로 닦아 줬을 법한데, 그는 덜덜떨면서 지적하기도 미얀한 듯
눈을 꼭 감고 이야기 한다.
또한 갑자기 말이 완전히 거꾸로 나와 당황하는 모습은 우스꽝스럽다 못해
안쓰러웠다.
그전 드라마 '그린로즈'에서 보여줬던 냉혹한 엘리트 악한과, 천재 신경외과 의사로 분해서 사랑 받았던
'안녕하세요 하느님'에서 나온 모습과는 상당히 다르다. 하긴 위의 두 역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종혁이라는 인물이 완전히
묻히진 않지만 그가 연기하는 각기 다른 세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설득력있게 다가온 것이다. 필자가 볼 때 그의 연기는 기본기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다양하게 응용까지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브라운관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사실, 그의
데뷔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뮤지컬 '서푼 짜리 오페라'로 데뷔한 이종혁은 역시 뮤지컬 '오! 해피데이',
박정자 선생과 공연한 연극 '19 그리고 80'으로
대학로에선 꽤 이름을 날렸었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쉬리'나, '주유소 습격사건', '말죽거리 잔혹사' 같은 히트작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맡은 역은 거의 단역이나 조역급이었다.
북한 8군단의 군인이나 양아치나 법무팀장 누구A정도,
그나마 그가 눈에 띈 것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차종훈 역으로 스타 아버지 믿고 급우들에게 횡포를 일삼는
고등학생이었다.
고교생역을 훌륭하게 해 냈지만, 벌써 세살 짜리 아기가 있는 아빠로 현재 희극배우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수로와는 서울예전 동기라고 한다.
그는 김수로등과 같은 동기들과 함께 학창시절 지금은 월드컵 대표 응원 춤으로 격상된
'꼭지점 댄스'를 같이 추며 즐겼다고 하니, 지금의 이 인기는 한 순간에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역할을 만나 공짜로 얻은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드러난 것은 참 많지 않은 배우가 이종혁이다.
스스로 그것을 그다지 많이 드러내지도
않는다.
하지만 꼭 필요할 때 그 진지한 얼굴에서 사람을 뒤집어 엎을만한 유머와 재치가 쏟아져 나오니 더욱 흥미를 느낄 수 밖에…
그런 그가 이번에 다시 그의 본령이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신성우, 신성록과 함께 대작 뮤지컬 '드라큘라'에 캐스팅 된
것, 현재 이종혁의 드라큘라에 뜨겁게 반응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연기는 물론 가창력도 수준급이라 놀란 관객들이 많다고
하는데, 필자는 다만 가창력 뿐 아니라 그가 앞으로도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연극무대를 종횡무진 하며 배우 이종혁 안에 쌓아두었던 자원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를 사랑하는 팬들은 놀랄 준비를 더 많이 해 두어야 할 것이다.
김민성 MTM
이사장 /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6.05.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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