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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불과 3회가 방송된 MBC 사극 '주몽'도 마찬가지다. 일단 부여족 기마병들의 전신갑주가 왠지 '반지의 제왕'의 그 군대 갑옷을 떠올리게 하고, 곳곳에 통일신라 이후에나 나오는 석탑이 버젓이 등장하는 등 헷갈리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관심은 역시 해모수와 주몽과 소서노에 있다.
심하게 말해 어리버리하게 첫 등장한 주몽(송일국)과 과연 그 시대에 얼굴피부가 그렇게 뽀?을까 싶을 정도로 화사하게 말 타고 등장한 소서노(한혜진), 그들은 과연 정사에는 어떻게 그려져 있을까. 또한 금와왕(전광렬)과 해모수(허준호)는 그렇게나 우정의 화신들이었고, 해모수는 정말로 십자가형 비슷하게 매달렸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을까. 궁금증은 끝이 없다.
일단 김부식의 '삼국사기'만을 살펴보자. 고려 인종 23년(1145년)에 쓰여진 이 정사는 현재 사료 중 가장 미약한 부분인 삼국시대를 다뤘다는 점에서 누가 뭐래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우선 주몽은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맨처음에 나온다. 하도 촉촉하게 서술돼 주몽은 물론 해모수, 금와왕, 유화부인(오연수) 등이 정신없이 등장한다. 약술하면 이렇다.
'시조 동명성왕은 성이 고씨이고 이름이 주몽이다. 앞서 부여의 왕 해부루가 늙도록 아들이 없다가 금색 개구리 모양의 아이를 얻어 길렀으니 이름을 금와라 하였다. 그가 장성하자 태자로 삼았다.'
'부여의 옛 도읍지에는 어디로부터 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천제의 아들 해모수라고 지칭하는 사람이 와서 도읍했다.'
'금와왕이 태백산에서 한 여자를 만났으니 바로 하백의 딸 유화이다. 유화가 말하기를 '여러 동생과 나가 노는데 그 때에 한 남자가 스스로 천제의 아들 해모수라고 하고 나를 웅심산 아래 압록수가의 집으로 꾀어서 사통하고 곧바로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유화부인이 임신을 하여 알 하나를 낳았는데 금와왕은 알을 버려 개 돼지에게 주었으나 먹지 않았다. 그러다 한 사내아이가 껍질을 깨고 나왔는데 골격과 외모가 빼어나고 기이했다. 스스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면 백발백중이었다. 부여의 속어에 활 잘 쏘는 것을 주몽이라 했으므로 이를 이름으로 삼았다.'
'금와에게는 일곱 아들이 있어서 항상 주몽과 더불어 놓았는데 그 기예와 능력이 모두 주몽에게 미치지 못했다. 그 맏아들 대소가 왕에게 말했다. '주몽을 일찍 죽이지 않으면 후환이 두렵습니다.''
이상이 '주몽' 3회분의 내용과 대략 맞아떨어진다. 드라마에서 훗날 소서노를 빼앗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 대소(김승수)가 정사에도 언급된 점이 흥미롭다. 해모수를 자칭 천제의 아들이라고 규정하고 유화 부인의 사랑을 소극적으로 그린 점은 정사 기록자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또한 드라마에서는 주몽이 활과 검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극적효과를 위한 드라마적 상상력으로 보인다.
그러면 3회에 첫 등장한 소서노는? '삼국사기'에는 '백제본기'에 나온다. '주몽이 졸본부여 왕의 둘째 딸과 결혼해 아들 둘을 낳았으니 비류와 온조였다'는 사실을 먼저 알린 후 삼국사기는 이런 대목을 첨부한다. 비류와 온조의 출신과 어머니에 대한 다른 시각을 담은 내용이다.
'또다른 기록에 비류왕의 어머니는 소서노로 졸본 사람 연타발의 딸이었다. 소서노는 처음에 우태에게 시집을 가 아들 둘을 낳았는데 맏은 비류, 둘째는 온조였다. 훗날 주몽이 졸본에 이르러 도읍을 세우고 국호를 고구려라 하고 소서노를 왕비로 맞아들였다.'
결국 두번째 기록에 따르면 주몽은 이미 두 아들을 데리고 있는 소서노와 결혼했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것은 드라마가 암시하는 것처럼 주몽이 소서노를 몹시 사랑했다는 대목이 '삼국사기'에도 나온다는 것. '주몽은 그녀가 나라를 창업하는데 잘 도와주었기 때문에 그녀를 총애하고 대접하는 것이 특히 후하였고, 비류 등을 자기 자식처럼 대하였다.'
한편 비류와 온조는 훗날 어머니 소서노를 모시고 남쪽으로 내려가 나라를 세우니 이것이 바로 백제의 시작이다.
결국 드라마 '주몽'도 대체로 이 두번째 기록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소서노의 아버지는 연타발(김병기)로 소국연맹체인
졸본을 이끄는 대군장이자 거상으로 설정돼 있다. 그리고 '삼국사기'에 소서노의 전 남편으로 나오는 우태(정호빈)는 드라마에서는 평생
소서노를 사랑한 남자로 그려진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