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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에 대한 기대는 1964년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를 극화한 16부작 ‘국토만리’ (박신민 극본, 김재형 연출)로 사극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조선을 주로 거닐던 사극이 최근 들어 고려, 백제를 거쳐 이제 1400~2100년 전의 고구려 역사를 소재로 삼아 사극의 지평을 확장에 따른 것이다.
‘주몽’은 전인미답(前人未踏) 시대의 사극화에 대한 설렘과 앞으로 고구려를 다룰 사극, ‘연개소문’ (SBS 6월부터 방송) ‘대조영’ (KBS 8월부터 방송), ‘태왕사신기’(김종학 프로덕션 제작, 올 연말이나 내년 초 방송예정)의 첫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반면 ‘주몽’에 대한 우려는 처음 시도하기에 드러날 수 있는 고구려의 사극 제작과 고증의 어려움에 따른 역사와 상상력의 부조화에 따른 것들이다. 역사와 상상력의 부조화는 자칫 역사 왜곡, 극적 재미의 반감, 그리고 박제된 역사의 현시를 낳는다.
기원전 108년부터 기원전 37년까지 60부작에 담아낼 예정인 드라마 ‘주몽’의 1,2회는 우려보다는 기대에 무게를 싣게 했다. 물론 이 기대의 촉발은 초반 엄청난 물량 공세를 퍼부은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 해모수(허준호)와 유화(오연수), 금와(전광렬)등이 펼치는 긴장감 있는 삼각관계의 멜로 라인, 그리고 한나라의 폭압을 거부하는 해모수의 영웅적 행동을 비롯한 강한 남성성의 발현 등 남녀 시청자 모두의 시선을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려했던 최소한 역사와 상상력의 부조화 징후는 걱정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해모수, 금와 등 등장 인물들의 영웅성과 카리스마를 강하게 드러내기 위해 너무나 단선적인 정형화를 시도한 부분은 인물의 생명력과 공감을 상실케 하는 등 문제점도 노출했다.
‘주몽’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1,2회처럼 엄청난 물량공세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잘 튼실한 네러티브와 역동적인 캐릭터로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주몽’이 현재 처해있는 우리의 사회적 상황과 국민적 정서에 대한 발전적인 방향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느냐도 드라마적 성공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고구려와 고구려시대의 인물을 다룬 다는 것은 조선시대와 인물을 소재로 한 것과 차원이 다르다. 시대의 원근의 문제가 아니다. 좁고 답답한 한반도를 벗어나 만주벌판으로 치닫는 고구려는 우리 역사에서 진취적 기상이 가장 높았고 광활한 영토를 통치했다는 점에서 최근 한일간의 독도문제와 한중간의 동북공정 문제로 인해 높아진 국민들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각인시켜줄 소재인 동시에 자칫 국수주의적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현재의 상황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방송 직전 인터뷰한 ‘주몽’의 작가 최완규와 정형수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삼국유사’ 등에도 고구려 건국에 관한 부분은 단 몇 줄이다. 학설과 주장도 제각각이다. 이것은 드라마의 제약 원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를 펼칠 공간도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족적 자긍심을 강조할 계획은 없다. 그 시대 공간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드라마는 재밌어야 한다.”
그러나 그 시대 공간의 관심 촉발로는 부족하다. 영국의 역사학자 E.H. 카가 ‘역사는 어제와 오늘의 대화’라고 정의했듯이 ‘주몽’이 박제된 고구려 시대와 인물의 전시장이 아닌 오늘의 의미로 살아날 수 있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첫출발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고구려 사극의 첫선을 보인 '주몽'. 사진제공=MBC]
[마이데일리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