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여성 만세
당당하고 지적인 커리어 우먼도 아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밝고 명랑한 기운을 뿜어내는 것으로도 부족하다. 5월 새로 만날 드라마 속 여성들은 스포츠 하나 정도는 수준급으로 해내며 남성들과의 체력다툼에서도 지지 않을 만큼, 훨씬 더 강해졌다.

우선 김희선, 이보영, 성유리는 스포츠 선수 출신이다. 17일 시작될 SBS <스마일 어게인>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김희선의 직업은 소프트볼 선수. 여자라고 무시하는 남자선수들의 엉덩이를 공으로 맞추는 것은 예사 일만큼 화끈한 성격이다. 22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2 <야수와 마녀>의 이보영은 마라톤 선수 출신의 에스테틱 피부관리사. 피부관리사라는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 터프한 성격으로 서비스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 5월 말 첫 방송 예정인 <어느 멋진 날>의 성유리는 아쿠아리스트. 스킨 스쿠버를 하며 수족관 안의 물고기들을 돌보는, 액티브한 모습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다. 활동적인 직업을 가지지도, 운동선수 출신도 아니지만, 성격만으로도 ‘깡다구’가 느껴지는 여성들도 있다. 1일 방송을 시작한 KBS2 아침드라마 <그 여자의 선택>의 서유정은 걸핏하면 남동생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술주정을 부르는 터프한 여자다. 3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위대한 유산>의 한지민은 유치원 교사라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게 욱하는 성격을 주체하지 못한다. 이 같이 터프한 성격은 중년여성에게도, 사극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2일 방송될 SBS 금요드라마 <나도야 간다>의 주인공 김미숙은 딸과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입학해 뒤늦은 향학열을 불태우는 적극적이면서도 괄괄한 엄마로 나온다. 15일 선보일 MBC의 대하사극 <주몽>의 한민족 최초의 ‘철의 여왕’ 소서노 역을 맡은 한혜진은 쌍칼을 휘두르는 무술을 선보이는 강인한 여장부다.

이 같이 강한 여성 캐릭터들은 적어도 설정 상으로는, 지난 몇 해 동안 각광받았던 신데렐라나 캔디형 캐릭터에서 한 층 더 나아간 것. 이는 드라마 제작이 늘어나면서, 보다 다양한 직업군이 필요해진 데다, 액티브한 여성들이 각광받는 현실을 반영한 면이 크다. 하지만 그동안 시도됐던 당당한 여성 캐릭터들이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자마자 곧바로 사랑에 집착하는 모습들로 전환돼 왔음을 상기해볼 때, 이들 역시 자신의 개성을 유지해가는 게 그리 쉽지는 않을 듯하다. 이제 막 야심차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터프한 여주인공들이 끝까지 그 당당함을 잃지 않고 개성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

[필름 2.0 송주연 기자]






2006-05-12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