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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몽’서 첫 주연 송일국
살빼려고 채식주의자 변신 “갈비 원없이 먹고파”
10월1일 국군의 날 태어나 이름 ‘일국’으로
186.5㎝의 훤칠한 덩치가 스파게티를 시킨다. 그것도 베이컨은 빼달라고. 갈비 몇 대는 거뜬히 소화할 것 같은 ‘장군의 손자’가 고기 한
점 없는 스파게티를? “저 채식주의자예요. 한때 105㎏였어요. 10년 전에 살 빼기로 마음먹고 고기 끊은 뒤로 육류는 입에도 안 대요. 아직도
갈비 원없이 먹어 보는 게 소원이긴 한데….”
송일국(35)은 분명 독한 구석이 있어 보였다. 목표가 생기면 아무리 좋아하던 것도 이 악물고 버릴 수 있는 오기가 눈빛에 서려 있다.
15일 첫방송 되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에서 고구려 시조 주몽 역을 맡아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 주인공에 낙점된 지금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그는 드라마 ‘해신’ ‘애정의 조건’에서 주연 못지않은 활약으로 한때 ‘주연 잡는 조연’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제대로 된
주인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몽은 제작비가 300억원이 넘는 대작(大作)인 데다, 스타 사극작가인 최완규 작가(‘허준’)와 정형수 작가(‘다모’)가 공동 집필한
야심작. 송일국의 각오는 상상 이상이다.
“동갑인 오연수 선배가 어머니 ‘유화’로 나와요. 한번 찍고 모니터 했는데 아무리봐도 아들로는 안 보일 것 같더라고요. 고심고심하다가 수염
일부를 영구제모 했어요. 사실 남자가 수염 없애는 거 쉽지 않잖아요.” 그러고 보니 턱 쪽에 숭숭 뚫린 자국이 보인다. 장발은 질색인데 분장
때문에 ‘억지로’ 머리를 길렀다.
“제작진도 훌륭하고, 작품도 훌륭하고, 다 훌륭한데 제가 걱정이죠, 제가….” 부담이 커서 아침 6시면 눈이 절로 뜨인다는 송일국은 입버릇처럼 되뇌었다. “어머니 때문에라도 잘해야 하는데.” 어머니 김을동은 방송계에서 ‘연기자를 가르치는 연기자’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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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근, 전인화, 박상원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그녀에게 연기 수업을 받았다. 그런 어머니도 아들에게만은 두 손 드셨다고. “가족끼리는 말 보다 손이 먼저 날아오잖아요. 대본이 하늘에서 춤 추기 일쑤고. 포기하셨죠 뭐.”
“데뷔 초 어머니 후광에 부담스럽지 않았냐”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온다. “아니요. 아버지 닮아서 제가 아들인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동기(MBC 공채 27기) 중에 뚱뚱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애꿎은 화살 맞았죠(웃음).”
어머니 속 참 많이도 썩혔다. “공부하고는 담 쌓고 살았어요. 그림만 그렸는데, 대학도 몇 번이나 꿇었고(‘몇 수’ 했냐니
‘장수’했단다), 미국에 유학 갔는데 IMF 터져서 돌아오고….” ‘공부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요즘도 사인할 때 “애들한테 줄 거니까
공부 열심히 해 적어주세요”하면 대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적어준다는 그다.
송일국은 분에 넘치는 인기가 다 “조상 덕”인 것 같다 했다. “지금 제가 이렇게 운 좋게 살아가는 건 다 몸 바쳐 이 나라를 구하신
외증조할아버지(김좌진 장군, 그는 꼭 이렇게 불렀다) 덕이라 생각해요. 그 때문에 사극하고 인연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요.” 집안의 나라사랑이
유달라서일까. 이름도 10월1일 ‘국군의 날’에 태어나서 ‘일국(一國)’이라고 지었단다.
헤어지는 길, 송일국이 자료 한 권을 건넨다. ‘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책자였다. “걱정이에요. 중국에 있는 독립유적지가 자꾸만
없어지는데 후원은 줄어들고, 정말 중요한 일인데. 자라나는 애들이 많이 알아야할텐데….” 송일국의 가슴 속에는 주몽의 심장과 독립 운동가 자손의
심장, 두 개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
[조선일보 김미리기자, 이명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