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건-달고 ‘달 브라더스’에 열광하는 이유
 
SBS `불량가족`의 달건(김명민)과 MBC `닥터깽`의 달고(양동근). ‘달 브라더스’에 남성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최근 한 시청률 조사기관에 따르면 남자들 역시 여자들 못지않게 TV프로그램에서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취향 역시 드라마 속에서 중요하게 반영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수목드라마를 수놓고 있는 달건과 달고 두 `달 브라더스`에 쏟아지는 남성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남자 주인공에 러브콜을 보내는 축이 여성이란 점을 감안하면 ‘달 브라더스’에겐 남성의 공감을 이끌만한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

정형화되지 않은 캐릭터

지난 해 멜로가 강조된 대부분의 트렌디 드라마는 싸가지 재벌 2세 남자캐릭터가 장악했다. 이는 많은 남성 시청자들로 하여금 ‘TV보기 싫어진다’는 볼멘소리를 자아냈다. 극소수라고 볼 수 있는 재벌 2세들(게다가 대부분 꽃미남이기까지 했다)이 판치는 TV속 남자주인공 캐릭터에서 평범한 남성들은 철저히 소외됐던 것이 사실.

2006년 봄, 트렌디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는 ‘달 브라더스’는 꽃미남이라 부르기 어렵다. 가방끈도 짧고 다소 무식하고 가난하기까지 하다. ‘알고보니 재벌의 숨겨진 핏줄이었네?’로 이어질 수 있는 반전 스토리도 없다. 달건은 오월오일 달성공원에 건빵 봉지를 든 채 버려진 아이였으며, 달고는 연탄배달하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세련된 ‘백마 탄 왕자’ 캐릭터에 물린 남성 시청자들에게 정형화되지 않고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캐릭터는 신선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달 브라더스`는 쉽게 볼 수없는 강렬한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남성 시청자들의 환타지를 자극한다. `조폭`출신이지만 함부로 주먹을 휘두르지 않으며 가족이나 애인이 위급할 땐 이성보다 감정이 앞선다. 가슴이 사무칠땐 사나이의 눈물도 비칠줄 안다. 터프함속에 복합적인 감성을 드러내는 캐릭터는 여성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 `먹힐만한` 매력이 많다.

공감을 자아내는 사랑법

이들의 사랑법 역시 남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보여준다. 이들은 멋진 스포츠카 대신에 버스를 낭만의 장소로 활용한다.

멜로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답지 않게 달콤한 말은 낯간지러워 하지 못한다. 비 오는 날 우산을 갖고 기다리렸다는 것이 뻘쭘해 `자양강장제 사러 나왔다`고 속보이는 변명을 해댄다. 한물 간 최불암 유머시리즈를 나불대며 여자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애쓴다. 고급 샵이 아닌 동대문에서 티 한장을 사주고, 피아노 연주 대신에 조용필의 `허공`을 흥얼거리거나 리어카 랩을 선보여준다.

많은 남성들이 한 번 쯤 경험해 봤음직한 소소한 연애 에피소드와 순간순간 표출되는 남성 특유의 쑥스러운 감정들이 기존의 트렌디드라마에 비해 겉멋부리지 않은 채 소박하고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기존 남자 주인공이 재력을 바탕으로 보여줬던 화려하고 달콤한 사랑법과 달리 평범한 남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대목이다.

성공한 전작 뛰어넘는 탁월한 연기력

김명민과 양동근은 각각 `불멸의 이순신`과 `네 멋대로 해라`를 통해 고정팬을 이끌고 있는 배우들이다.

김명민은 ‘불멸의 이순신’의 근엄한 장군 캐릭터로, 양동근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복수의 능청스런 개성을 빚어내며 적지 않은 남성 마니아 팬들을 양산했다. 전작들에서 어필한 남성적 카리스마는 그들의 후속작에도 팬들의 기대를 몰고 왔다.

이를 증명하듯 ‘불량가족’초반 게시판엔 김명민의 연기변신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빗발쳤다. `닥터깽` 역시 초반부터 양동근의 일거수일투족이 4년전 마니아 팬들을 양산했던 `네 멋대로 해라`의 고복수와 비교대상이 됐다.

`달 브라더스`에게 경쟁자는 전작에서 성공적으로 표출해낸 캐릭터였던 셈이며 그들을 떨게 만드는 것은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고 있는 마니아 팬들의 예리하고 치밀한 리뷰였다. 결국 배우들에 열광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역시 `연기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내 죽음을 적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한 근엄한 이순신 장군은 `흙냄새 맡고 싶냐`며 소리를 버럭지르는 달건으로, 고복수는 리어카 랩을 구슬프게 부르는 달고로 완벽 변신했다. `달 브라더스`는 남성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남성적인 카리스마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전작과 전혀 개성이 다른 캐릭터를 창출, 팬들을 놀라게 했다.

터프한 남성적 캐릭터와 공감을 자아내는 설정, 배우자체의 매력이 남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을 자유자재로 울리고 웃기는 `달 브라더스`의 탁월한 연기력을 꼽아야 할 듯하다.

(사진 = SBS, MBC 제공) [TV리포트 하수나 기자]






2006.05.02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