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채널] 한혜진, 눈물 빼던 금순이 이번엔 칼 빼든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모이자 여걸인 '소서노' 역할을 맡은 한혜진입니다."

 요즘에는 늘 이런 식으로 소개를 한다. '국모'와 '여걸'을 빼놓지 않는다. 알 수 없는 사명감 때문이다. 주몽을 도와 고구려를 건국하고 아들 온조를 통해 백제를 세우며 한 시대를 호령했던 여걸 '소서노'만 생각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한혜진은 지난해 MBC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드라마 속의 금순이처럼 실제 생활에서도 적극적이고 검소한 효녀라는 게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시청률이 평균 30%를 넘나들면서 그는 지난해 또 다른 화제작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김선아)와 함께 '순이 신드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난 후 후폭풍이 찾아왔다. 어떻게 하면 억척녀 금순이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을까였다. 다양한 배역에 도전해보고 싶은 게 배우 본연의 욕심이고 보면 당연한 고민이었다.

 수많은 작품 제의가 들어왔지만 섣불리 정할 수가 없었다. 이미지 변신의 기회를 찾았다. 그러다가 눈에 띈 게 MBC의 대하드라마 '주몽'. 칼을 든 여인 '소서노'를 본 순간 그 인물에 푹 빠져버렸다.

 요즘은 '소서노'가 되기 위해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승마와 무술 연습에 한창이다. 이전엔 한번도 말을 타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3개월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승마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듣는 수준에 이르렀다.

 "말은 아주 예민한 동물인 것 같아요. 그 날의 날씨에 따라서 말의 기분도 달라진다고 해요. 말 위에 탄 사람이 두려워하지 않고 편안함을 주면 말도 편안해진대요. 승마는 말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죠. 승마 만큼은 대역없이 보여드릴 거예요."

 무술 동작은 아직 좀 어렵다. '소서노'는 수많은 남자 병사들을 거느린 여장부답게 역동적인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 능수능란하게 채찍을 휘두르고 쌍칼을 써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다. 그저 연습과 반복이 약이다.

 익숙하지 않은 인물과 역사를 표현해내야 한다는 점에서는 부담이 크다. 그래서 촬영장은 늘 연구 분위기다. 동료 연기자, PD, 스태프들은 모이기만 하면 고구려사 학습과 토론에 들어간다. 특히 '주몽' 역의 송일국은 역사 의식이 유난히 투철하다. 평소엔 과묵하지만 민족적 자긍심, 역사 왜곡 등의 얘기가 나오면 분개한다. 한혜진의 비장한 역사 의식도 아마 여기에서 영향을 받은 듯 하다. 개인적으론 촬영 전에 이주환 PD가 준 '한국을 세운 여인들'이란 책이 '소서노'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교재가 됐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5월 15일 첫 방송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금순이는 이제 안녕. 앞으로는 '소서노'로 불리고 싶다.

 "올해 12월까지는 '주몽'으로 시청자 여러분과 만날 것 같아요. 민족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드라마 많이 사랑해 주세요." < 김인구 기자 clark@ㆍ사진=송정헌 기자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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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