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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연기자 임예진(46)이 원숙하고 자연스러운 ‘보통 아줌마’로 새로운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연기자로 많은 인기를 누리다가 평범한 주부로서 오랜 세월을 보내고서야 복귀했던 임예진은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 영화를 넘나들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현재 임예진의 최대 무기는 친근함이다. 임예진은 “일반 아줌마와 똑같은 모습이어서 시청자들이 사랑해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임예진은 70년대 중반 하이틴물의 기원이 된 영화 ‘여고졸업반’을 비롯해 ‘진짜진짜…’ 시리즈를 통해 오랫동안 고교생 슈퍼스타로 군림했었다.
실제 여고생이었던 그녀의 창백하면서 하얀 얼굴은 짙은 감색 교복과 강한 대비를 이루며 청순가련형의 원단이 됐다. 그녀는 이덕화 전영록 이형준 진유영 등 상대남자를 수없이 교체시키고도 자신은 절대 바뀌지 않았다.
임예진의 하이틴 영화 구도는 대체로 이렇다. 임예진은 비만 맞아도 앓아눕는 연약한 소녀였다. 그런 임예진에게 한 남자가 나타난다. 임예진을 가장 많이 상대했던 남자는 예나 지금이나 과잉된 ‘터프가이’로 그려지는 이덕화였다.
그 남자는 적당한 순정과 불량기가 혼재된 고교생으로 묘사된다.(‘여고졸업반’등) 임예진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 그 남자의 불량기와 방황은 결국 극복된다는 내용을 담는다.
임예진의 헌신적인 노력이 우정인지, 사랑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관객들은 다 안다. 검열때문에 리얼한 스킨십을 다룰 수 없었지만 가녀린 임예진의 목소리는 성우 고은정씨의 목소리로 입혀지면서 가슴설레는 첫사랑의 느낌을 더해주었다.
이렇게 해서 대중은 임예진의 순수한 이미지를 오롯이 소비할 수 있었다. 청순한 귀여움도 묻어났다.
그런 임예진이 이제는 중년연기자로 자연스럽게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다. ‘궁’에서는 명랑엄마로,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서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불쌍한 엄마로 나와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비타민’에서는 ‘노반장’ 노주현씨와 대적할 수 있는 감초 아줌마다.
그런 임예진도 70년대 후반 ‘몸값 300만원’이라는 언론의 보도에 크게 상처받았던 과거를 방송에서 고백하기도 했다. 그 보도를 보고 자신이 타락한 것 같아 몇달간 두문불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일로 마음상하고 힘들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월의 연륜이 선사한 관록일 것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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