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빼바지에 입만 열면 강원도 사투리…유진 맞아?
소녀그룹 SES 출신인 유진(25)은 더이상 예쁜이가 아니었다. 짧게 올려묶은 머리, 몸빼 바지 차림 때문이었을까. 그는 MBC 주말 연속극 ‘진짜진짜 좋아해’(8일 첫방송)의 강원도 산골처녀 여봉순이 다 돼 있었다.

그간 드라마 ‘러빙유’ ‘원더풀라이프’를 통해 가수출신 연기자에 대한 편견을 지운 유진. 그가 기존의 사랑스럽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깨고 도전하는 ‘여봉순’은 청와대 본관식당 주방보조에서 대통령저의 요리사가 되는 인물이다. “아프면 거짓불 말고 아프다 해?” “고마 쑤석 거레고 똑떼기 좀 모하니” 처럼 입만 열면 무뚝뚝하고 생경한 강원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봉순이지만 유진의 애착은 남다르다. 지난 2월 스키장에서 왼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유진은 현재 왼팔에 깁스를 한 채 촬영에 들어간 상태. “이 드라마를 못하게 될 줄 알고 상심이 컸는데 다행히 기다려준 제작진에 죄송하고 고마울 뿐”이라면서 “지하철과 이메일도 경험해본 적 없는, 오지 산골 ‘부시우먼’의 순박하고 당당한 성장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드라마 방영과 제작일정을 늦추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유진의 회복을 기다려주는 공을 들였다.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류진은 “사고 전에 대본 연습을 했을 때 유진의 강원도 사투리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여봉순 역에 다른 배우를 상상할 수 없었다”고 거들었다.

유진은 한달 여 병상에 누워서 “이번 드라마를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사투리 연습으로 달랬다”고 했다. 선생님 겸 친구를 옆에 두고 대본과 녹음테이프 따라하기는 기본. 이제는 새 대본을 받아들고 읽어도 단번에 강원도 억양이 살아날 정도가 됐다.

솔직히 녹화일정에 쫓기는 TV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주연배우의 사투리 구사가 필수 아닌 선택사항. MBC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서 강원도 산골처녀로 나오는 정려원이 당당히 표준어를 구사하는 것도 그런 관행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유진은 “‘넌 어느 별’과 달리 ‘진짜’는 100% 멜로물이 아니기 때문에 좀더 정감가고 사실적인 사투리 연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원래 제가 성대 모사를 전혀 못하거든요.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유행어 ‘나, 마이 아파’도 저는 안됐다니까요. 그래서 실은 처음 출연제의를 받고는 사투리 때문에 주춤했죠. 하지만 망설이기보다는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이번 사투리 연기를 하면서 뭐든지 ‘완벽하게’ 보다는 ‘자신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세계일보
김은진 기자]  





2006-04-05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