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한가인은 `왈가닥`
 
MBC `닥터 깽`서 억척 의사로 변신, 양동근과 호흡

"개안타. 안 디진다. 내는 의사가 꿈이다. 니는 꿈이 머꼬? 꿈이 있으면 왕따 같은 거 당해도 안 서럽드라." 5일 첫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닥터 깽'의 한 장면. 고등학교 시절 깡패들에게 두들겨 맞던 전학생 달고(양동근)의 상처를 치료해주던 한가인의 대사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제법 그럴듯한 부산 사투리에다 전에 없던 거친 모습까지도 엿보인다. 청순 가련형의 여주인공을 주로 맡아온 한가인의 변신이 눈에 쏙 들어온다.

"예전에는 불쌍하게 우는 연기를 많이 해서 대사는 물론이고 동작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밝고 씩씩한 역할을 맡아서인지 말과 행동을 마음껏 하게 되네요." '닥터 깽'에서 한가인은 스스로 정의의 사도라는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부산의 여의사 김유나 역을 맡았다. 남들이 '예스'라고 말할 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정의로운 스타일이 바로 김유나의 캐릭터. 어려서 병으로 어머니를 잃은 뒤 의사가 되기를 꿈꿨고, 의사가 된 후에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병원의 내부 고발자가 된다. 결국 지역 의료계의 왕따가 돼 오갈 데가 없어 서울의 병원으로 옮기게 되고, 거기서 가짜 의사 행세를 하는 달고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극중 유나의 다양한 모습 중 실제 제 모습이 많아요. 즉흥적이고 씩씩한 행동을 하는 게 그렇죠. 가끔 연기할 때 스태프들이 '저건 완전 한가인인데'라고 반응할 때도 있어요." '네멋대로 해라'의 박성수 PD와 양동근이 다시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 '닥터 깽'을 촬영하면서 한가인은 "다른 PD와 배우들과는 성향이 다른 박 PD와 양동근과 호흡을 맞추는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슬픈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감독님은 웃는 연기를 요구할 때가 있어요. 이런 점이 저와 맞지 않으면 힘들겠지만 제게는 나날이 재미있고 새로워요. 연기를 하면서도 '뭔가 새롭게 할 게 없을까'라며 항상 고민하게 되죠." 상대역을 맡은 양동근에 대해서는 장면마다 생각을 많이 하는 느낌을 받는다. "평소에도, 연기를 할 때도 엉뚱한 모습이 많은데, 양동근 씨 캐릭터가 코미디와 멜로가 어우러진 이 드라마에 제격인 것 같아요. 양동근 씨가 없으면 드라마가 심심할 것 같아요." <ㅏ-21>'신입사원'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게 되는 한가인은 그동안의 휴식의 이유를 "하고 싶은 작품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선택 결정의 80%는 제가 직접 하는 편인데, 대본을 맡은 김규완 작가의 '피아노' '봄날' 등의 작품을 좋아했어요. 배우들은 시놉시스를 읽고 소름끼칠 때가 있는데, 문체나 대사에 공감이 갈 때가 그렇죠. 김규완 작가의 대본이 바로 그런 느낌이에요. '닥터 깽'도 회색빛 느낌이 강하지만 가족간의 사랑과 미묘한 주인공의 감정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에요." 지난 2월부터 한달 반 동안 부산 광안리, 영도, 해운대, 초량 등 부산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드라마 촬영을 한 한가인은 "부산에서 촬영하면서 부산 사람들의 열정과 후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부산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

 


국제신문 김태경기자(tgkim@kookje.co.kr)






2006.04.06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