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원작에만 충실한 2% 부족 드라마
이달 말 종영을 앞둔 MBC 드라마 ‘궁’이 시청률 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인 TNS 미디어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일 15회와 16회를 연속 방영한 '궁'은 각각 27.9%와 24.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6일 기록한 25.6%를 뛰어넘는 자체 최고 기록이다.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궁’은 방영 초부터 우리나라가 입헌군주제라는 독특한 설정과 화려한 세트로 화제를 모았다. ‘마이걸’의 독주로 한 때 휘청했던 ‘궁’은 ‘마이걸’의 종영과 함께 수목드라마 왕좌 자리를 거머줬다.

10대와 20대의 지지를 등에 업고 30% 고지를 넘볼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세련된 세트와 HD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은 사전 제작 드라마의 필요성을 나타내는 예로 방송가에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궁’은 이런 상찬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한계점을 내포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궁’은 10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드라마에 10대들에 대한 배려가 가득하다. 평범한 여고생이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다는 설정을 비롯해 ‘좌우당간’ ‘열공’ 등 10대들의 용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합방 등을 통해 10대의 성(性)을 유쾌하게 활용, 눈요깃거리 이상의 효과를 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원작에 빚을 지고 있을 뿐 드라마 자체의 공은 아니다. 10대들의 용어를 활용하는 것만이 만화와 차이가 있을 뿐 만화가 닦아놓은 길을 편하게 걸어가고 있다.

제작자들은 ‘궁’에 대한 상찬이 유려한 영상과 세트에 집중돼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왕위를 둘러쌓은 궁 내 암투를 비롯한 서사가 원작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만화의 컷이 드라마의 컷으로 바뀐 것뿐이라는 게 현재 ‘궁’의 장점이자 한계이다.

'궁'은 여주인공이 최후에 신데렐라가 되는 여타 드라마와는 달리 신데렐라가 된 주인공의 속사정을 다룬 드라마라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이 필요했다.

사전제작으로 칭찬을 받은 ‘궁’이지만 원작과의 차이점이 점차 드러나면서 시청률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부분이 정작 사전 제작 이후 촬영분이라는 게 아이러니를 낳는다.

원작이 이야기가 진행 중인 터라 드라마의 결론에 다양한 해석을 주기 위해 최근에서야 원작과 다른 방식을 조금씩 걷고 있고, 그 결과가 시청률로 반영되고 있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주인공인 윤은혜의 원맨쇼도 ‘궁’의 장점이자 한계이다. 원작은 공내시와 채경이 개그 캐릭터를 양분한 반면 드라마에서는 채경(윤은혜)이 개그 캐릭터를 독점하고 있다.

이는 ‘X맨’에서부터 야기된 ‘소녀장사’ 윤은혜의 캐릭터에 상당 부분을 빚지고 있을 뿐이다. 연기 초년병인 윤은혜가 모든 짐을 지기에는 위태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심각한 표정만을 짖는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좀 더 분화돼 소녀장사를 도와줘야 한다. 주지훈의 캐릭터는 아직 ‘X맨’에서 김종국이 보여준 것만 못하다.

‘궁’은 한국 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시즌제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작이 세자 폐위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을 재현하고 있는 만큼 시즌 2에서는 궁중 암투가 보다 깊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2에서는 ‘궁’이 원작의 아우라를 벗어나 사전 제작 드라마의 묘미를 100% 살리길 기대해 본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2006-03-05 (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