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BC 드라마 인기, '감초' 부모 덕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유순호 기자] 핵가족화와 저출산이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고, IMF 경제 위기로 인한 가장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부모의 소중함과 의미도 점차 퇴색돼 가고 있다. 그래도 부모는 집안의 중심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부부애가 얼마나 돈독하냐에 따라 가정의 화목지수도 좌우된다.

이런 경향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MBC의 세 드라마에서 나타난다. 일일연속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수목드라마 '궁', 주말연속극 '결혼합시다'에는 주인공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 부모의 감초 연기가 더욱 쏠쏠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백일섭 정혜선 부부는 국내 최강의 안방연기를 자랑한다. 이미 '아들과 딸'로 한차례 호흡을 맞춘 이들은 눈빛만 봐도 통하는 정도를 떠나 대본 없이도 대사를 주고받을 정도라고 제작진은 설명한다.

전형적인 가부장 중심 집안에서 백일섭은 오래전부터 아내에게는 물론 자식들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자식들이 커갈수록 점차 약해져 가는 권위를 실감하고 심지어 아내에게도 잔소리를 들으며 티격태격 에피소드를 만들어 간다.

최근 급격한 시청률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결혼합시다'의 인기도 주인공 윤다훈의 부모인 주현-정형숙 부부에 힘입은 바가 크다. 주현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격으로 가정을 독재했지만 경제권을 잃고 점차 아내에게 기대기 시작한다. 이들 부부는 현재의 처지에 대해 서로를 탓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티격태격 싸움을 한다. 게다가 두 아들의 며느리를 집안에 맞으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들에 우여곡절을 겪는다.

이들보다는 젊은 부부지만 누구보다도 오랜 호흡을 맞춰온 강남길 임예진 부부도 안방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들은 '베스트극장-달수시리즈'를 통해 95년부터 99년까지 호흡을 맞췄고, 2004년에도 한차례 더 호흡을 맞춘 명콤비다. MBC 최고 시청률을 기록중인 '궁'에서 강남길과 임예진은 윤은혜의 부모로 등장해 만화같은 설정을 완벽히 소화해 내며 '궁'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의 인기가 주인공 부모의 손에 좌우되는데는 사건의 발단과 중간점검, 해결 등이 가정에서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부모 역을 맡은 베테랑 연기자들은 때론 망가지는 코믹연기로 때론 애절한 감동의 연기로 주인공들의 중심을 잡아준다.

또한 이들 베테랑 감초 연기자들은 가정의 해체와 그로인한 소외된 부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모으는 데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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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4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