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이 끝날 때쯤에는 시청자들로부터 ‘처음보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거에요.”

드라마 상에서는 부부임에도 티격태격하며 동상이몽에 빠져있는 듯했지만 연기자로서의 목표는 똑같았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궁’(극본 인은아ㆍ연출 황인뢰)의 두 주인공 윤은혜와 주지훈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서로를 아낌없이 격려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수목드라마 중 후발주자임에도 ‘궁’을 지난 19일 4회 방송까지 TNS미디어코리아 기준 15%를 웃도는 전국 시청률로 이끌며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윤은혜와 주지훈에게 서로에 대해 물어봤다.

# 주지훈이 말하는 윤은혜

“연기는 경험이 별로 없는데도 윤은혜씨는 정말 잘해요. 진짜 채경 같다니까요.”

‘궁’에서 황태자 이신 역을 맡고 있는 주지훈은 상대역인 황태자비 신채경 역의 윤은혜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았다.

반면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를 테이프로 들어보면 죽고 싶은 기분이 들거든요. 요즘 ‘궁’을 보면 그래요. 남들이 지적해 주는 것도 있지만 직접 느끼는 단점이 더 많아요”라고 말하면서도 윤은혜에 대해서는 채경과 더 없이 어울리는 연기를 하고 있다며 찬사를 보냈다.

함께 연기하는 동료다 보니 칭찬을 겉치레로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윤은혜에 대한 주지훈의 칭찬이 허투루 들리지만은 않았다.

실제로는 채경처럼 명랑한 성격에 ‘궁’ 방송 시작 후 지인들에게 주기 위한 사인지를 쌓아놓고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등 집안 분위기도 채경네와 비슷해 나름대로 윤은혜의 연기에 대해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윤은혜는 인기 그룹 베이비복스의 멤버로 6년간 활동하다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아무래도 시청자들의 머리에는 가수로서 윤은혜의 모습이 더 강하게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지훈은 ‘연기자 윤은혜’가 ‘베이비복스의 윤은혜’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베이비복스 시절의 윤은혜씨는 다른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서다 보니 TV화면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윤은혜씨의 얼굴만 클로즈업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럴 때 훨씬 매력적으로 보여요.”

신인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족함도 있다고 꼬집었다. 연기를 할 때는 정말 세게 때렸는데 화면에서는 가짜로 때리는 것처럼 강도가 약해보이는 등 어색한 부분이 있어 연기의 테크닉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지훈은 “이런 점은 윤은혜씨뿐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서로의 연기호흡도 처음보다 잘 맞아가고 있으니 연기도 더욱 좋아질 거에요”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지훈은 윤은혜가 연기하는 채경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채경 같은 여자가 좋아요. 작으면서 탱탱볼처럼 통통 튀는 성격의 재미있는 여자, 나와 함께 하루 종일 웃고 떠들 수 있는 여자가 이상형이거든요.”

# 윤은혜가 말하는 주지훈

“정말 극중 이신 같은 성격이었다면 큰일 났을 거에요.”

윤은혜는 ‘궁’에서 남편이 된 주지훈의 극중 캐릭터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짓궂은 웃음을 보였다. 주지훈이 연기하는 이신이 완벽한 조건을 갖춘 황태자이지만 거만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안하무인격으로 대하는 소위 ‘싸가지’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윤은혜는 “실제 주지훈씨는 이신과 다르게 굉장히 밝고 활발한 성격이에요”라며 곧바로 칭찬을 쏟아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주지훈 역시 신인 연기자인데 함께 주인공 역할을 맡아 드라마를 이끌어가야 했으니 부담도 적지 않았을 터다.

더구나 주지훈이 모델출신이어서 연기가 딱딱하지 않을까, 또 약간 차가운 듯한 인상을 보고는 밝은 성격의 자신과 연기호흡이 잘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선입견도 갖고 있었다는 게 윤은혜의 설명이다.

그러나 윤은혜는 “생각보다 너무 편해요. 내가 다른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 아니어서 주지훈씨와도 처음에는 말하기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서로의 연기에 대해 조언도 아끼지 않을 만큼 편하게 지내요”라며 연기 파트너로서 주지훈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궁’ 방송이 시작된 후 주지훈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시청자들의 혹평이 자신에 대한 것보다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윤은혜는 “4개월여 동안 함께 촬영을 했는데 주지훈씨의 연기가 어색한 줄은 잘 모르겠어요. 방송 시작 후 우리를 응원해 주는 시청자들도 많이 늘었고요”라고 옹호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있고 서로 열심히,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어요. 노력해서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게 더 기분 좋지 않을까요?”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윤은혜는 주지훈에 대해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다음 출연작에서는 밝고 엉뚱한 역을 맡으면 더욱 잘 할 것 같아요. 그런 캐릭터가 주지훈씨의 성격과 비슷해요”라고 조언도 했다.

주지훈과 마찬가지로 윤은혜에게도 이상형에 대해 물었다. 그런데 채경 같은 여자가 좋다고 밝힌 주지훈의 대답과는 좀 달랐다.

“탁재훈, 유재석씨처럼 유머감각이 있고 편한 사람이 좋아요. 하지만 잘생긴 사람은 계속 만나면 나중에 지루해질 것 같아 싫어요. 주지훈씨요? 굉장히 잘 생겼잖아요.”

[스포츠한국 김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