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0분의 벽’이 결국
깨지는가.
‘드라마의 꽃’ 미니시리즈의 방송 시간이 끝을 모르는 연장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
80년대 중반 60분
분량으로 출발한 미니시리즈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 조금씩 시간이 늘어나 2002년 이후에는 70분으로 굳혀졌다.
그러나 최근
방송을 시작한 MBC 미니시리즈 ‘궁’과 ‘늑대’가 연달아 1~2회를 80분 분량으로 방송한 뒤 짭짤한 시청률 상승 효과를 거두면서 전반적인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 확장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SBS의 시간대 경쟁작 ‘마이 걸’과 ‘서동요’도 74~76분 방송으로 ‘맞불
전략’을 펼치면서 치열한 방송 시간 연장 경쟁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궁’은 1~2회 평균
16.1%(TNS미디어 집계)의 좋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인 ‘영재의 전성시대’가 7~8%대 시청률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상승세다. 그러나 후반 10분간의 순간 시청률이 30%대까지 치솟아 80분 방송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결과가 됐다.
16일 첫
방송된 ‘늑대’ 또한 1~2회 평균 시청률 14.6%를 기록했는데 후반부 10분간의 순간 시청률은 28%에 이르러 프로그램 전체 시청률을 상당히
높여줬다. MBC는 ‘궁’과 ‘늑대’에 이어 방송될 작품들도 1~2회 방송 시간을 80분으로 내정한 상태다.
결과가 이렇고 보니
경쟁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BS와 SBS도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 조절에 대한 내부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미니시리즈는 방송사 드라마국의 얼굴이나 다름없기에 경쟁사의 추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80분 편성이
제작상에 무리가 따르지만 전반적인 추세라면 따라가야 하지 않겠나. ‘궁’과 ‘늑대’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쟁 작품은 적지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여겨진다”며 MBC와 SBS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일선 연출자들의 시름은 깊어져
간다. 시간적인 촉박함이 날림 제작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3월 방송 예정인 MBC 미니시리즈를 준비중인 표민수 PD는 “1주일에
20분 방송 시간을 늘리려면 촬영 일정이 꼬박 하루가 더 필요하다. 대본 작업 등을 고려하면 이틀이 필요하다. 완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니시리즈가 70분 방송으로 확정되기까지 방송가에선 제작여건과 완성도를 놓고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다. 지난
2005년 초반엔 방송3사 드라마국 간부들이 모여 “여건 개선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방송 시간을 서서히 줄여나가자”는 ‘신사협정’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연장의 불씨는 일단 지펴졌다. 대세는 연장국면으로 접어들 분위기다.
스포츠한국 이동현 기자(kulkuri@sportshankook.co.kr)
2006.01.19
(0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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