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늑대', 진부 VS 재미 논란 가열

"재벌 2세에 불치병, 바람둥이, 진부한 내용이 90년대 드라마 보는 줄 알았다" "내용과 연출이 새로운 것은 없지만 일부러 대중적 코드를 따라간 듯 하다, 편하고 재미있다"

엄태웅, 문정혁 투 톱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심장을 겨냥하기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트렌디 드라마 MBC '늑대'(극본 김경세 연출 박홍균) 가 첫 방송에서 상반되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드라마가 복고풍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청자(아이디 radiolill36)는 "90년대 드라마 보는 줄 알았다"며 "빠르고 스피디한 전개는 좋지만 딱 보고 앞 내용 다 예측되는 전형적인 스토리다"고 감상을 남겼다.

사실 '늑대'의 시작 전부터 불치병에 걸린 여주인공과 이를 두고 다투는 귀여운 재벌 2세, 여자에게 상처받아 여자를 안 믿는바람둥이의 삼각 구도가 대놓고 진부하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다만, 엄태웅, 문정혁이라는 젊은 여성 시청자층에게 잘 먹히는 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무난한 흥행을 예상하는 층이 많았다.

TV 시청률이 여성 시청자의 손에 달려있고, 특정 스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여성 팬층을 많이 확보하면 할수록 안정된 시청률을 담보하는 것이 방송가 흥행공식이기는 하지만 대박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1회 방송분에서 '사냥감은 외로울 때 노려라','미끼엔 돈을 아끼지 말라'는 부유층 여성을 꼬시는 제비 대철(문정혁)의 작업 공식을 두고 '진부하다','요새도 저런 이야기가 먹히냐'는 지적이 있었다.

스스로 문정혁의 팬(아이디 jun-love)임을 자처한 한 시청자는 "내가 좋아하는 문정혁이니까 그래도 매력있나 보다 하고 넘어갔지, 작업의 정석 운운하는 부분은 마치 예전 '루루공주'에서 80년대 스타일의 바람둥이 철칙을 되뇌는 캐릭터를 보는 듯 해 민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불치병 코드야 드라마에서 많이 쓰이고, 비현실적으로 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치병에 걸린 여주인공이 하필 수영과 스쿼시 등 체력으로 승부하는 운동으로 남자 주인공과 승부를 벌여 이긴다는 설정이 억지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의 드라마 흐름이 현실과 밀착하며 판타지를 섞는 방식인데 비해, '늑대'의 경우 이런 흐름과는 동떨어진 전형적인 드라마 투르기를 따르고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오히려 대놓고 대중적인 코드를 그대로 따라가는 이 드라마가 머리 비우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는 지지 의견도 많았다.

한 시청자(아이디 aksejrfl)는 "한 쪽은 내 말이면 뭐든지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귀여운 남자이고, 다른 한 쪽은 다른 여자들에게는 모두 못됐지만 나에게만은 진실하고 약해지는 남자로 여자들의 환타지를 아주 잘 꿰뚫고 있는 드라마라 재미있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대철이 부유층 여인을 꼬시는 장면을 두고도 "저런 제비 있으면 어떤 시대착오적인 멘트를 해도 있는 재산 다 퍼줘서라도 좋아할 것이다"는 여성 팬들의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한 1회보다 2회가 더 기대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 시청자는 "첫 회에서는 전형적인 인물을 소개하느라 진부했을지 몰라도, 곧 2회에서 세 사람이 빠르게 삼각관계로 얽혀들어가고 경쟁하게 되니 점점 더 재미있어 질 것이다"며 "여타 드라마와 달리 1회에서 세 주인공의 만남을 모두 소개하고 2회에서 바로 본격적 사건 전개로 뛰어드는 빠른 흐름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백화점을 주 무대로 삼는 이 드라마가 스토리와 상관없이 백화점 홍보로 흘러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견제의 의견도 있었다. 한 시청자(아이디 gonggong78)는 "여주인공이 백화점에서 옷을 살 때 갑자기 백화점 카드면 5% DC 맞죠? 서비스 적립 쿠폰도 주시면 안돼요?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잠시 웃음이 나왔다"며 "어차피 PPL(간접광고)에 대해 잘 아는 시청자들도 많은데 이렇게 대놓고 하면 너무 촌스럽다"며 제작진의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드라마 '늑대'는 첫날 시청률 15.4%(TNS 미디어 리서치)를 기록하며 큰 이변이 없는 한 스타파워와 여성 시청자의 판타지를 만족시키는 스토리 라인에 힘입어 순상할 것으로 보인다. MBC가 시청률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던진 회심의 카드 '늑대'가 대중 코드에 충실한 만큼 의도대로 대박 시청률을 올릴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석현혜 기자(action@joynews24.com)

 






2006.01.17 (09: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