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 “안티팬들에 인정받고 싶어요”

이은(22)은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해발 1,500m의 태백산을 오른 적이 있다. 산이 힘든지 모르고 오르던 시절이었다. 스무살이 넘은 지금 이은은 새로운 ‘산’을 만났다. 바로 연기다. 샤크라의 멤버로 가수활동을 했던 이은이지만, 연기는 만만치 않다.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늑대’로 연기자의 첫 발을 뗀 이은을 만났다.

 “사실 연기가 어려워요. 기술적인 면도 만만치 않고, 그룹 활동하다 혼자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요. 첫 작품에서 큰 욕심을 부리지는 않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 해나갈래요.”

 ‘늑대’에서 이은이 맡은 역은 엘리베이터 도우미 오현주 역이다. 부모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없지만 배대철(에릭)을 향한 사랑만은 진짜다. 하지만 신분상승을 위해 재벌 2세인 윤성모(엄태웅)에게 접근한다. 여우와 살쾡이의 양면을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 첫 연기 도전에 에릭, 엄태웅, 한지민 등 쟁쟁한 ‘늑대’ 출연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연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사실 이은의 전업 결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타이틀이 이제는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게 사실. 연기자로 전업하면서 전에 없던 안티 팬까지 덩달아 늘었다. 오디션을 거쳐 ‘늑대’에 당당히 캐스팅 됐지만, 에릭과 같은 소속사라는 점 때문에 마음고생도 치렀다.

“가수를 그만두고 2005년 1년 동안은 너무 힘들었어요. 진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죠. 이러다 정신병 걸리겠다 싶어, 석 달간 한국을 떠나 있기도 했어요. 요리학원도 다녀 봤어요.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연기자를 선택했어요. 고민이 컸던 만큼 쉽사리 주저앉지 않을 거예요.”

물론 현장에서도 부딪치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인터뷰 며칠 전에도 현장에서 크게 꾸지람을 듣고, 남몰래 집에서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촬영에 열중하다보니 1월 2일이 돼서야 “아, 2006년이 됐구나”라고 뒤늦게 깨달을 정도로 몰입하고 있다. 체중은 가수 시절보다 더 줄었다고 한다. 결코 쉬엄쉬엄 연기를 시작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항상 막내였기 때문에 언니들을 많이 의지했죠. 지금은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해요. 그래도 믿는 것은 제 자신이에요. 스스로 흔들리지 않으려고 해요. 너무 욕심 부리지 않고 신인의 위치에서 가능성을 먼저 보여드릴게요.”

 

경향신문 강영구기자(ilove@kyunghya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kknphoto@kyunghyang.com)






2006.01.16 (22: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