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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만 보고 역할을 거꾸로 알았다. 16일부터 MBC에서 방영되는 월화 미니시리즈 ‘늑대’(극본 김경세·연출
박홍균). 남성 투톱을 내세운 이 드라마에서 문정혁(에릭·27)과 엄태웅(32)은 서로 역할을 맞바꾼
듯했다. 어리버리 ‘신입사원’이었던 문정혁은 상류층 부인들만 상대하는 전략적인 바람둥이 배대철로 변신한다. 전작 ‘부활’에서 냉철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엄포스’란 별칭을 얻은 엄태웅은 국회의원 아버지를 둔, 생각 없는 한량 윤성모로 나온다. 한 사람은 눈에서 힘을 빼고, 또 한 사람은
눈에 칼날을 집어넣는다. 지난해 브라운관이 배출한 최고 스타 두 사람이 한 작품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모자라 이미지와 한 여자에 대한
순정까지 교환한다.
작업녀에게 그윽한 눈빛으로 “감추지 마. 여자 나이 서른넷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나이테야”라고 말하다가도 돌아서며
“서른넷? 나이테 한번 작살이네”라고 빈정거리는 문정혁은 극 초반 ‘작업의 정석’을 보여준다. 문정혁은 “대철은 여자 유혹이 전공인 제비 같은
인물로, 여자를 믿지 않는 남자”라며 “이번에 맡은 바람둥이 역을 소화하기 위해 여러 일본 드라마를 모니터했다”고 설명했다.
문정혁이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인 데 반해 엄태웅은 속이 빤히 보이는 캐릭터. 돈으로 여자를 낚던 한심한 한량
엄태웅은 진짜 사랑을 만나 좌충우돌한다. 그는 “배대철은 차갑고 냉정한 놈인데, 내가 맡은 성모는 상식 밖의 유아적인 캐릭터로 내내 떼쓰고
징징거린다”면서 “전작인 ‘부활’ ‘쾌걸춘향’ 등의 캐릭터는 감정을 꾸욱 눌렀다가 나오는 연기였는데, 이번엔 쿡 찌르면 바로 튀어나오는 입체적인
성격이라 촬영 자체가 즐겁다”고 밝혔다.
이 둘 중 누가 늑대일까. 엄태웅은 “늑대란 동물은 한번 짝을 잃으면 다시 찾기 힘들다는데, 이 두 남자가 한
여자(한지민)를 만나 변해가는 모습이 이와 닮았다”고 설명했다.
그럼 실제 성격과는 얼마나 닮았을까. 문정혁은 “실제로도 바람둥이 같은 기질이 있는 것 같다”면서 맡은 역할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제가 전형적인 B형 남자라서 그런지 호감 가는 여자가 생기면 접근해 제게 호감을 느끼도록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여자가 제게 호감을 보이면 쉽게 싫증을 느끼지요.”
엄태웅은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잘 빠져나가는 점이 집안의 막내라 나와 닮은 것 같다”고
했다.
김은진 기자(jisland@segye.com)
2006.01.15
(1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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