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단막극 `특별한 재미`로 시청자들 유혹
불과 6개월 전만해도 단막극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2004년 SBS가 유일한 단막극 프로그램인 오픈드라마 '남과 여'를 폐지한데 이어, 2005년 4월엔 MBC가 드라마왕국의 명성을 안겨준 일등공신 '베스트극장'을 잠정 휴지키로 했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지상파 방송에선 유일하게 KBS만이 단막드라마의 명맥을 이어갔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현재, '드라마시티'와 '베스트극장'은 시청률 면에선 여전히 한자리수로 고전하고 있지만(AGB닐슨 조사에 따르면 26일 '드라마시티'는 4.3%, '베스트극장'은 5%를 기록) 다변화된 소재와 실험성으로 작품성에선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6개월간 재충전을 마치고 돌아온 '베스트극장'은 쟁쟁한 스타들의 투입과 황금시간대 편성의 혜택을 누리는 미니시리즈나 장편드라마들을 제치고 MBC드라마의 명성을 그나마 이어나가게 해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삼순이'와 '금순이'를 보낸 후 MBC는 그야말로 시청률 10%를 넘는 드라마가 드물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와중에 연작으로 방송된 '태릉선수촌'이 영상미와 탄탄한 시나리오, 배우들의 호연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보여주며 침체된 MBC드라마의 분위기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물론 실추된 자존심을 지켜줬다. 물론 시청률은 12시에 가까운 심야에 방송된다는 편성상의 불리한 점 등의 이유로 한자리수에 머물렀지만 시청자들과 많은 언론의 관심을 다시금 MBC드라마로 쏠리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베스트극장’은 비인기종목 스포츠 선수들의 애환을 그린 '태릉선수촌'에 이어 미모의 타투이스트를 둘러싼 미스테리한 죽음을 그린 스릴러물 '문신'을 방영했다. 다음에 찾아올 작품은 사기꾼이나 소매치기라는 부업을 가진 독특한 가족들의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코믹가족극 '가리봉 오션스 일레븐'이다. 스릴러, 코믹물 등 공통분모를 끄집어 낼 수 없는 전혀 다른 개성의 작품들이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한편, 꾸준히 단막드라마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KBS'드라마시티' 역시 가을 개편과 함께 2TV로 자리를 옮기며 요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긴 마찬가지다.

'드라마시티'는 지난주부터 극본공모당선작 시리즈를 방송하고 있다. 올해 극본공모에 응모된 3971편 중에 3차 심사를 거쳐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참신함과 실험성으로 무장했다. '나의 달콤한 피투성이 연인'(가작) '시은 & 수아'(우수작)가 방송됐고, 앞으로 '그 마을에 무슨일이 생겼나' '왕대박 황말불' '거미여인의 사랑법'을 거쳐 마지막으로 최우수작인 '집으로 가는 길'이 12월 24일 방송된다.

신인작가와 감독, 배우를 발굴하며 방송사의 인큐베이터역할을 톡톡히 해 드라마의 지평을 넓히는데 일조해왔던 단막드라마. 이런 단막드라마의 미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베스트극장’과 ‘드라마시티’는 대박드라마가 터지면 그 트렌드에 영합해 '그 밥에 그 나물 식'의 소재와 구성, 캐릭터를 어거지로 쏟아내는 기존의 미니시리즈나 장편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개성과 다채로움을 선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드라마시티'과 '베스트극장', KBS, iMBC 제공)



TV리포트 하수나 기자(snha@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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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8 (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