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스파이’ 데니스 오, 연기를 즐기다.

“식사하셨어요?” 유창한 한국어로 데니스 오(본명 데니스 조지프 오닐ㆍ24)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끊임없는 연습 덕분이라고는 하지만 발음이 꽤 자연스럽다. 역시 ‘피’는 속일 수 없는가 싶다.

MBC 월화드라마 ‘달콤한 스파이’(극본 이선미ㆍ연출 고동선)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인물 한유일 역으로 출연 중인 데니스 오는 아일랜드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 외가 일가가 아직 한국에 남아 있어 어머니는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편이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란 데니스 오에게 한국은 생소한 곳이다.

“한국에 와서 활동하는 동안 4~5㎏ 정도 체중이 줄었어요. 아마도 스트레스 때문이겠죠.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꾸고 있거든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역시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이 과정이 싫지는 않다.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배운다는 것이 데니스 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기 때문이다. 몸은 천근만근일지언정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없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미국 조지아 주 서배너디자인대학에서 사진학을 전공한 데니스 오는 아르바이트로 잡지용 화보 모델활동을 하게 되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놨다. 한국에서는 다른 외국인 모델과 함께 촬영한 스카이 CF, 탤런트 김태희의 파트너로 출연한 김치냉장고 CF 등을 통해 먼저 얼굴을 알렸다.

그런 데니스 오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의 인물이 된 데는 ‘달콤한 스파이’의 공이 크다. 선악의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는 듯한 마스크가 드라마상의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됐다. 예비 스타로 떠오른 데니스 오를 가족들은 멀리서나마 흐뭇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특히 데니스 오만큼이나 미남이라는 형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CF에선 아주 잠깐 얼굴을 비췄죠?(웃음) 우리 같은 혼혈배우들이 모델로서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입지를 굳히려면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해낼 수 있는 배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언어의 장벽은 높지만 배우로서 연기하는 일을 매우 즐기는 눈치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데니스 오가 ‘달콤한 스파이’에 출연하면서 배운 첫 번째 한국어 단어는 무엇일까? “‘삼식이’요.” 대답해 놓고는 본인도 멋쩍은지 시원하게 웃어 보인다. 대본에 있었던 말인데, 나중에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그 뜻을 알았다고 한다.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는 탤런트 남상미에 대해 묻자 극중 캐릭터 이름을 그대로 따서 ‘순애’라고 부르고는, “순애와는 간단한 대화를 영어로 주고받으며 조금씩 친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유지영 기자(trustno1@heraldm.com) 사진=배선지 기자(sunj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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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8 (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