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베스트극장-태릉선수촌>을 주목한 것은 다섯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소재의
독특함. 스포츠 선수들의 성공신화를 다룬 드라마는 가끔 브라운관을 타기도 했지만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고민과 애환을 다룬 드라마는 거의 없었다.
이는 다큐멘터리의 주된 영역이다.
‘태릉선수촌’을 연출한 감독이 ‘여성’이라는 점도 또 다른 요인이다. 단순히 여성이기 때문에 주목한 건 아니다. 이윤정 PD는 MBC 여성
연출가 1호이면서 호평을 받았던 <떨리는 가슴-바람>을 연출한 ‘능력 있는’ 프로듀서다. 태릉선수촌을 주제로 역량 있는 ‘여성PD’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은 분명 주목해야 할 점이다.
6개월만에 다시 부활한 <베스트극장>의 첫 작품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미니시리즈가 드라마의 대세를 형성하고 대형사극 등이
판을 치는 추세에 단막극이 설자리는 없다. ‘대박을 치면’ PD들이 외주제작사로 이동하는 분위기에서 특히 그렇다.
스타급 연예인을 기용하지 않고도 내용 있는 드라마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태릉선수촌’이 가진 장점이다.
그만큼 외적인 조건보다는 내적인 연기력으로 승부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실제 ‘태릉선수촌’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고민과 애환은
물론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기존 드라마의 사랑 공식과는 철저히 떨어져 있고 남성과 여성 캐릭터에 대한 편견도
떨쳐냈다.
무엇보다 캐릭터가 가진 현실성은 ‘태릉선수촌’을 가장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태릉선수촌’에는 양궁선수 방수아와 체조선수 정마루, 유도선수
홍민기와 수영선수 이동경이라는 4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기존 드라마 문법대로라면 선한 주인공과 악한 상대역 그리고 이들을 각각 보조해주는
조연들의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태릉선수촌’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이런 공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인지 딱히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가 없다. 4명의
캐릭터들이 각자 처한 입장과 상황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태릉선수촌’의 이런 장점들은 드라마 결말에 고스란히 반영되기도 했다. ‘애정의 4각 관계’가 드라마의 한 축임에도 이 드라마가
‘태릉선수촌’을 바탕으로 한 것임을 잊지 않았다. <베스트극장>의 부활은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BC에겐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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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임동기 기자 gom@mediatoday.co.kr
2005-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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