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베스트극장> 첫 작품 ‘태릉선수촌’ 이윤정 PD
MBC 이윤정 PD는 ‘처음’이란 단어가 친숙하다. 1997년 최초의 MBC 여성드라마 PD로 입사한 이 PD는 올해 MBC가 처음 시도한 주말연작드라마 <떨리는 가슴>에서 ‘바람’ 편을 제작했다. 최근엔 또 6개월 만에 부활한 <베스트극장>의 첫 작품 ‘태릉선수촌’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태릉선수촌’의 경우 방송시간(토요일 밤 11시40분)에 비해 5~7%대의 낮지 않은 시청률을 얻은 것은 물론, 홈페이지엔 연일 누리꾼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단막극에 관한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시킨 점도 있지만 4부작 연작드라마라는 새로운 형식이 호기심을 자극한 때문으로도 보인다. 또 올림픽 출전을 위해 훈련하는 선수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신선함도 작용했던 것 같다. 그럼 당사자인 이 PD는 ‘태릉선수촌’에서 무엇을 보여주려 했을까.

“‘태릉선수촌’을 스포츠드라마나 멜로드라마로 규정하기는 힘들다고 봐요. 젊은 선수들에게는 올림픽도 연애도 삶에서 넘어야할 하나의 봉우리라 생각했지요.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 숨을 돌리고자 하면 또 하나의 높은 봉우리가 나타나는 게 인생이지 않나요? 결말을 올림픽 메달이나 주인공 민기(이민기 분)과 수아(최정윤 분) 결혼 등으로 극적으로 맺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연작드라마라는 형식은 처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고 한다. 데뷔작인 <베스트극장> ‘매직파워 알콜’ 편도 옴니버스식 구성이었고, <떨리는 가슴>에서 이미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또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홍진아, 홍자람 작가와 궁합도 한몫했다는 게 이 PD의 얘기다. 두 달 동안 작가와 태릉선수촌을 취재하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4부작의 시놉시스와 대본이 완성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가 시행착오를 줄였다고 했다.

제작방식에도 새로운 실험을 도입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등장했던 스테디캠을 도입,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역동성 있게 표현할 수 있었다. 또 드라마제작에선 이례적으로 조명과 카메라에 스크립터를 따로 배치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이동하다 보면 달라지는 조명이나 카메라 각도를 복원하는 방식이 사실 주먹구구식이었던 게 사실이죠.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좀 더 과학적으로 촬영하고 싶어서 꼼꼼하게 기록하고 촬영하는 실험을 했더니 많은 도움이 됐어요.”

여성 드라마 PD로 일하는 건 어떨까? 이 PD는 이렇게 말했다.

“내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생각이에요. 여성 PD지만 남성성도 강하다는 것을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 애쓰지는 않는다는 뜻이지요. 촬영현장도 일반 남성 PD가 이끄는 현장처럼 육두문자가 오가지는 않아요.(웃음)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편해요. 여성 PD의 감수성이 드라마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PD연합회보  
황지희 기자




2005-11-24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