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미는 요즘 자신의 이름앞에 붙는 '재발견'이란 수식어 덕분에 기분이 좋다.

MBC TV 월화 미니시리즈 '달콤한 스파이(극본 이선미·김기호, 연출 고동선)'에서 그는 좌충우돌 여순경 이순애로 출연하며 비로소 연기자임을 새삼스레 각인시키는 중이다.

데뷔 후 따낸 첫 주연이라 부담이 될만도 한데 능청스러운 연기에 따뜻한 이미지까지 더해 한 발짝 다가왔다. '재발견'이란 수식어와 함께.

떠들석한 데뷔 후 줄곧 '얼짱 출신'이란 꼬리표 따라 와

그의 데뷔는 누구보다 떠들석했다. 한 대학 앞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인터넷을 통해 얼굴이 알려졌고 '얼짱'으로 유명세를 치르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SBS TV 시트콤 '혼자가 아니야', KBS 1TV 일일드라마 '어여쁜 당신'과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 '령', '잠복근무', '강력3반'을 통해 연기의 맛을 익혀왔다.

차근차근 연기자로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남상미지만 '얼짱 출신 연기자'라는 수식어는 유쾌하지 않는 꼬리표로 그를 따라 다녔다.

"데뷔 후 줄곧 붙은 롯데리아 걸, 얼짱출신이란 수식어 대신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었다"라고 망설임 없이 속마음을 내비친 그는 "외모로 승부하지 않는 연기자 다운 연기자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달콤한…'에서 남상미가 연기하는 '이순애'는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키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경찰이던 남편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순직한 슬픔도 갖고 있다.

엉뚱함과 삶의 아픔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역할인데 실제 그의 성격과는 과연 비슷할까.

"순애는 엉뚱하고 발랄하지만 실제 나는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려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하지만 "모든 것을 깊게 느끼려고 하는 면은 비슷하다"라며 애써 공통점을 이끌어낸다.

'발리에서 생긴 일', '신입사원'의 이선미·김기호 부부작가의 톡톡 튀는 극본과 최불암, 이기열, 장종준 등 중견연기자들의 뒷받침으로 '달콤한…'는 회를 거듭하며 팬층을 넓히는 중.

여기에 남상미, 데니스 오 등 젊은 연기자들의 신선함까지 더해 동시간대 방송 중인 드라마 '서동요'와 '이 죽일 놈의 사랑'과의 경쟁에서도 가속을 내고 있다.

 
남상미는 최불암, 이기열 등 함께 출연하는 중견연기자들을 일컬어 "뒤에 버티고 있는 큰 산처럼 드라마를 지켜준다"고 했다. 그들의 안정된 연기가 드라마의 구성을 탄탄히 만드는 초석이 된다는 얘기다.

전작인 영화 '강력3반'에서도 여순경 역할로 출연해 '또 경찰이냐'는 우려

물론 드라마에서 그의 연기 모두가 호평받는 것은 아니다. 남상미는 전작인 영화 '강력3반'에서 이미 경찰 '해령'역을 맡았다. 때문에 우리나라 배우들에게 결코 비켜갈 수 없는 이미지 반복에 대한 우려가 예외없이 적용됐다.

"매 작품 고를때마다 캐릭터를 먼저 생각한다"고 전제한 그는 "두 작품 속 역할의 차이는 환경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즉 "해령은 부모님이 있고 혼자서 곰돌이 인형도 갖고 놀 것 같지만 순애는 단적으로 생활고에 찌든 인물"이라는 것.

여기에 상부(喪夫)의 상처까지 안고 있기 때문에 감정이 좀 더 복잡하다고 한다.

워낙 배역에 빠져있다 보니 진한 화장도 한 달 반 만에 인터뷰를 위해 한 남상미는 "매번 촬영이 끝날때마다 마지막회 촬영을 하는 기분"이라면서 "시청자들이 먼저 붙여 준 '재발견'이란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도록 좋은 평가를 20회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도 잊지 않았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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