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촬영할 땐 화장실도 못가요"

'신돈' 가발 쓴 손창민 탈모증세·김혜리 목 디스크 고통
'서동요' 이보영 허리부상·김영호 "갑옷 너무 무거워"

'누가 이 수난을 알랴.'
 

사극에 도전한 연기자들이 남모르는 수난에 속을 태우고 있다.

안방 극장에선 MBC TV 주말드라마 <신돈>(극본 정하연, 연출 김진민)과 SBS TV 월화드라마 <서동요>(극본 김영현, 연출 이병훈) 등 대작 사극 두 편이 맞붙은 상황. 화려한 의상을 입고 웃는 얼굴로 연기하고 있지만 연기자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신돈>에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기황후' 김혜리는 잦은 사극 출연으로 고질적인 목 디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왕비 역을 맡은 연기자가 써야 하는 가체의 무게는 대략 7~8㎏. 기황후의 경우 머리를 온갖 화려함으로 장식하기 때문에 조선 시대 여인의 가체보다 약 세 배 가량 크다. 예전엔 사극 중후반 부에서나 디스크 증상을 경험하던 김혜리는 <신돈> 첫 회부터 목과 어깨에 고통을 느끼고 있다. 목 경추 부근에 경미한 디스크다. 기황후 역 자체가 움직임이 워낙 없다 보니 어깨까지 굳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혜리는 "기황후 머리를 16시간 하고 있던 적도 있다. 그 날은 누가 나에게 말 거는 것도 싫었다. 내 시종 박불하도 고생이다. 그도 머리를 가발로 완전히 덮고 있는데, 땀이 뒤로 모여 목 쪽에 혹 같은 게 났다. 둘이서 서로 바라보며 허허 웃는다. 그래서 정들었다"고 말했다. 일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씩 태국 마사지를 받으며 고통을 이기고 있다.

'신돈' 손창민도 탈모 증세를 겪고 있다. 윗머리, 옆머리, 뒷머리를 붙이는 분장을 매일 한 시간 반에 걸쳐 하고 여러 개의 가발을 얹다 보니 이런 상황을 맞게 된 것. 손창민은 6개월 만에 머리 손질하러 미용실에 갔다가 미용사로부터 "머리가 무척 많이 빠졌다"는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서동요>의 '선화공주' 이보영의 낙마 사고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연기자들이 말을 탈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려니와, 동원된 말 자체도 훈련되어 있지 않다. 한 관계자는 "이 사람, 저 사람이 다 타다 보니 말이 거칠다"고 설명했다. 세트보다는 훨씬 많은 야외 신도 사고의 위험성을 높인다. 이보영은 낙마 사고 후 뛰다가 허리를 삐끗해 스태프를 긴장시켰다. '부여선' 김영호는 항상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다. "온몸이 경직되어 있는 상황에서 연기하려니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니다. 조금만 움직이면 수염, 머리가 떨어져 마음 놓고 스트레칭도 못한다."

연기자들은 엄청나게 껴입은 옷 때문에 화장실 한 번도 마음 놓고 못 간다. 김혜리의 경우 화장실도 둘이 함께 들어간다. 보조자가 옷을 들어주어야 한다. 김영호는 "볼일을 하루 종일 참아야 할 경우도 많다. 옷 겹수가 너무 많다. 작은 건 몰라도 큰 것은 해결이 안 된다"며 '아픔'을 호소했다.



일간스포츠 장상용 기자(enisei@ilgan.co.kr)
 




2005-11-14 (10: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