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뽑힌 여직원의 조명 디자이너 도전기

드라마는 때로 화려한 직업으로 승부를 건다. 사회적으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직업군을 재빨리 포착, 그 이면을 소개하면서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를 이룬다. 잘만 만들면, 재벌 2세 또는 귀공자형 주인공에 물린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아닌 경우도 많지만. 시청률 50%를 넘긴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 처음부터 대중의 눈길을 끌었던 이유 중 하나도, 주인공의 직업이 이전에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파티셰(제과제빵사)였다는 점이다.

MBC가 16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밤 9시55분 방송할 ‘영재의 전성시대’는 조명 디자인이 소재. 조명회사의 한 말단직원이 세계적인 조명 디자이너를 꿈꾸며 벌이는 좌충우돌을 담고있다.

조명회사 ‘마이엠’의 강남전시장 직원 주영재. 평범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전문대 미대에 진학해 몇 차례의 낙방 끝에 입사했다. 일단 조명회사에 들어가면, 꿈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깜깜했다.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거나 발휘할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한 채, 잔심부름이나 하며 8년을 보냈다. 벌써 30세.

그런데 갑자기 놀라운 일이 생긴다. ‘마이엠’의 엘리트 직원들이 나가 세운 회사 ‘시티라이트’에서 자신을 스카우트하겠다고 나선 것. 과감하게 사표를 쓰고, 새 직장에 출근했더니 더 충격적인 일이 영재를 기다리고 있다. 스카우트 제의 자체가 ‘착오’였던 것. 이름이 비슷한 다른 직원이 주인공이었다. “실수였으니 돌아가라”는 회사측에 맞서 “사표까지 쓰고 왔으니 책임지라”며 버티는 영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드라마는 이후, 자신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회사 사람들에 맞서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숨은 역량을 보여주는 영재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MBC ‘한강수 타령’에 나왔던 김민선이 주인공 영재역을 맡았다. 유준상은 ‘시티라이트’의 대표로 영재를 쫓아내지 못해 안달이지만 티격태격하다가 애정을 느끼게 되는 엄중서역으로 등장한다. 이밖에도 조동혁, 이유리, 최필립 등이 나온다. ‘홍국영’, ‘야망’, ‘동의보감’ 등을 만든, 관록있는 이재갑PD가 연출을 맡았다.

 

조선일보 최승현 기자(vaidale@chosun.com )

 






2005-11-14 (23:27 )